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영화업계를 돕기 위해 서울사랑상품권의 사용 범위 확대에 나섰다. 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금화해 이득을 취하는 속칭 '현금 깡'을 막기 위해 상품권 환불 규정도 강화한다.

9일 서울시와 영화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말부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서울 시내 대형 영화관에서도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손봤다. 지금까지는 대기업 계열 영화관에서는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이 제한됐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영화 수입·배급사, 제작사 등 영화 산업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대형 영화관에서도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극장 관객은 152만6269명으로 전년 동월(1806만2457명) 대비 91.6% 급감했다. 매출 역시 124억원으로 지난해 5월(1546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범위도 확대했다. 지난달 말부터 프랜차이즈 규모와 무관하게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은 모두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처에 포함됐다. 기존에는 프랜차이즈 점포가 50개 이상이고, 그 중 직영점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이더라도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었다.

이번 개편으로 화장품 프랜차이즈인 더샘,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등에서도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김홍찬 서울시 제로페이담당관은 "앞으로도 상품권 사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의 환불 규정도 강화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오는 20일 이후 발행되는 서울사랑상품권은 액면가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기존에는 60% 이상만 사용하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꼼수 재테크' 논란이 있었다.

예를 들어 10만원짜리 상품권을 15% 할인받아 8만5000원에 구매한 뒤 6만원짜리 물건을 사고 4만원을 돌려받으면 6만원짜리 물건을 4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어 실질 할인율은 25%에 달했다. 하지만 환불 규정을 액면가의 80% 이상으로 강화하면 이 같은 방법을 똑같이 사용해도 실질 할인율은 18.8%로 떨어지게 된다.

또 다음달 추가로 발행할 예정인 서울사랑상품권의 할인율은 7%로 조정될 예정이므로 실질 할인율은 8.8%로 더 내려간다. 이렇게 되면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으로 환불받는 방식으로 큰 이득을 취하긴 쉽지 않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