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대로 하락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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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7원 마감…석 달 만에 1200원대 깨져
(1) 넘치는 달러
(2) 양호한 K방역
(3) 위험자산 선호 부활
3월 한때 1285원으로 치솟았지만
지난달 말부터 40원 넘게 급락
(1) 넘치는 달러
(2) 양호한 K방역
(3) 위험자산 선호 부활
3월 한때 1285원으로 치솟았지만
지난달 말부터 40원 넘게 급락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내려와 1100원대에 진입했다. 달러 가치는 내리고 원화 가치는 올랐다는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퍼진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하락세로 돌아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글로벌 시장에 달러가 많이 풀렸고,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전 세계에 코로나19가 재차 확산한다면 원·달러 환율이 언제든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10전 내린 달러당 1197원70전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100원 선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11일(1193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7원80전 내린 1197원에 시작해 오후 한때 1195원40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하락폭을 일부 반납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하순이다. 2월 18일 대구에서 신천지 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원·달러 환율은 2월 21일 1209원20전을 기록해 올 들어 처음 1200원을 넘어섰다. 3월 19일에는 올해 최고점인 1285원70전으로 치솟으며 1300원 선에 다가섰다.
하지만 3월 19일 오후 10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직후 내림세를 보이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말까지 환율은 1210~1240원 박스권을 맴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장 초반 1200원 선까지 하락했다. 경계심리가 살아나며 이날 1100원대 진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9일 장 초반부터 크게 하락하며 1100원대에 안착했다.
원화 가치가 뛰면서 원·엔 환율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108원72전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8원50전 올랐다. 이날은 올랐지만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내리막을 걷고 있다. 3월 19일 1183원23전으로 연내 최고점을 찍은 원·엔 환율은 이후 1140~1150원 박스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이날까지 46원64전 내렸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한 영향이 컸다. Fed가 보유한 채권 등 자산은 지난달 25일 7조973억달러에 달했다. 대규모 국채 매입을 비롯한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하기 직전인 3월 2일(4조2415억달러)에 비해 2조8558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Fed가 그만큼의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면서 시중에 달러를 푼 것이다. Fed는 3월 19일 한국 호주 브라질 등 9개국과 총 45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기도 했다.
달러화 대비 선진국 통화 가치도 뛰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12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고점인 3월 10일(1.142달러)에 비해 1.2%(0.013달러) 내렸다.
글로벌 시장에선 달러 강세가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3월 셋째주엔 70억달러 이상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갔지만 5월 마지막주엔 순유출 규모가 1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된 것도 투자 심리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일자리 수가 250만 개 증가했다고 5일 발표했다. 750만 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깬 것이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13.3%로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졌다. 실제 실업률 통계는 16.3%로 추정됐지만 여전히 시장 예상치(19.6%)를 밑도는 수치다. 이 같은 ‘깜짝 발표’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담으려는 움직임은 한층 강화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내리막길을 걷기보다는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민간소비와 수출 등 경제 기초체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환율이 1180~1210원 선에서 맴돌 것”이라며 “오는 3분기 수출지표가 얼마나 개선될지가 환율의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10전 내린 달러당 1197원70전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100원 선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11일(1193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7원80전 내린 1197원에 시작해 오후 한때 1195원40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하락폭을 일부 반납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하순이다. 2월 18일 대구에서 신천지 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원·달러 환율은 2월 21일 1209원20전을 기록해 올 들어 처음 1200원을 넘어섰다. 3월 19일에는 올해 최고점인 1285원70전으로 치솟으며 1300원 선에 다가섰다.
하지만 3월 19일 오후 10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직후 내림세를 보이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말까지 환율은 1210~1240원 박스권을 맴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장 초반 1200원 선까지 하락했다. 경계심리가 살아나며 이날 1100원대 진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9일 장 초반부터 크게 하락하며 1100원대에 안착했다.
원화 가치가 뛰면서 원·엔 환율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108원72전으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8원50전 올랐다. 이날은 올랐지만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내리막을 걷고 있다. 3월 19일 1183원23전으로 연내 최고점을 찍은 원·엔 환율은 이후 1140~1150원 박스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이날까지 46원64전 내렸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한 영향이 컸다. Fed가 보유한 채권 등 자산은 지난달 25일 7조973억달러에 달했다. 대규모 국채 매입을 비롯한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하기 직전인 3월 2일(4조2415억달러)에 비해 2조8558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Fed가 그만큼의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면서 시중에 달러를 푼 것이다. Fed는 3월 19일 한국 호주 브라질 등 9개국과 총 45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기도 했다.
달러화 대비 선진국 통화 가치도 뛰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12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고점인 3월 10일(1.142달러)에 비해 1.2%(0.013달러) 내렸다.
글로벌 시장에선 달러 강세가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3월 셋째주엔 70억달러 이상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갔지만 5월 마지막주엔 순유출 규모가 1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된 것도 투자 심리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일자리 수가 250만 개 증가했다고 5일 발표했다. 750만 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깬 것이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13.3%로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졌다. 실제 실업률 통계는 16.3%로 추정됐지만 여전히 시장 예상치(19.6%)를 밑도는 수치다. 이 같은 ‘깜짝 발표’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담으려는 움직임은 한층 강화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내리막길을 걷기보다는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민간소비와 수출 등 경제 기초체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환율이 1180~1210원 선에서 맴돌 것”이라며 “오는 3분기 수출지표가 얼마나 개선될지가 환율의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