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김태년-논리 주호영…여야 원내대표 한 달 '케미'는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한달간 합을 맞춰온 여야 원내사령탑의 궁합에 눈길이 간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 기조를 밀어붙이는 뚝심 속에서도 야당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았고,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유연한 협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9일 양측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오찬을 시작으로 29일 소주 회동, 30일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 참석, 2일 막걸리 회동, 5일과 7일 국회의장 주재 회동 등으로 거의 매일 마주했다.

애초 법정 시한인 전날까지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못박아 온 민주당이 한발 물러서 이번주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도 두 원내대표 사이에 어느 정도 물밑 교감이 유지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원내대표의 경우 대표적 친문 핵심으로서 저돌적 카리스마와 대야 협상력이 강점이다.

지난 5일 통합당이 불참하긴 했지만 정시개원의 새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밑거름이 됐다.

그러면서도 전날과 같이 결정적으로 협상이 뒤집어 엎어질 순간에는 유연성을 발휘해 12일까지 말미를 남겨 '밀고 당기기'에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판사 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감성보다 법과 이성을 앞세운 논리로 타협의 공간을 파고든다는 평가가 많다.

앞서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 수 없다고 맞설 때도 그가 내세운 건 교섭단체 간 합의 없이 의장단을 뽑을 수 없다는 자체 법률검토 결과였다.

또 법사위 분할 타협안을 제시하고, 상임위 위원 정수를 조정하는 특위 구성을 이끌어내 합법적 시간을 버는 등 협상의 틈을 벌리는 전략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불같은 성정의 김 원내대표와 찬 이성의 소유자인 주 원내대표가 상호 보완재로써 윈윈의 협상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원구성 협상 본게임은 사실상 이제 시작됐다는 점에서 뇌관인 법제사법위원장 문제를 놓고 어떤 묘수를 마련해 내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한 달 최종 성적표가 결정될 전망이다.

당장 두 원내사령탑 모두 거센 당내 압박에 직면해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이해찬 대표로부터 이번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를 받아들었다.

주 원내대표의 경우 일부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 "왜 봐주며 끌려다니느냐"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