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국·최강욱 사태, 운동권 독특한 윤리의식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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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 사태, 최강욱 사태와 관련해 "바탕에 과거 운동권의 독특한 윤리의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조국 사태의 독특한 점은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며 "정의의 기준에 따라 비리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아예 비리를 옹호하기 위해 정의의 기준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운동권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어 권력을 잡은 결과, 과거의 습속이 정권운영에 그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운동권 마인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소개했다. 첫째로 선악이원론을 꼽았다. 진 전 교수는 "자유주의적 관념에 따르면 ‘정치’란 이해와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이라며 "하지만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정의/불의)의 대결로 본다"고 분석했다. "고로 그들의 ‘정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군을 방어하고 적군을 제압할 때 세워진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이 ‘정의’의 기준을 무시해가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아군을 방어하는 것은, 그것을 자기들 고유의 ‘정의’를 세우는 길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둘째로 유물론적 관점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은 법과 도덕과 윤리를 사회보편의 이익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특수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며 "그것들은 존중될 것이 아니라 파괴되어야 할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자기들 것으로 대체되어야 할 어떤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자기들이 곧 선이요 정의요, 나아가 보편이익의 진정한 대변자라 굳게 믿기에, 자기들을 향한 검찰의 수사나 기소는 보편적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검찰조직의 특수이익을 지키는 행위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초법적 발상을 지목했다. 독재정권하의 사법은 결코 정의롭지 못했기 때문에 국보법이나 집시법과 같은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 당시에는 불법이 아니라 외려 정의로 여겨졌고, 그 시절 정의는 법률을 위반하는 자의 편에, 그를 처벌하는 법은 불의의 편에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인식이 사회가 민주화된 후에도 습관처럼 남아 있어, 법을 어겨도 자신이 여전히 정의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니라 법이다’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법을 어긴 자들이 외려 검찰을 질타하는 이상한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고 전했다. 최강욱 의원이 재판 도중에 법정을 떠나려는 행위를 한 것도 그 때문으로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한 마디로 잘못은 자기가 아니라 기일변경을 허용하지 않은 법원에 있다는 것"이라며 "그의 태도는 독재정권 시절 법정에서 민주투사들이 가졌던 그것과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법을 어겨도 그들은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그저 거기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사명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정권을 잡고, 의회를 장악한 586세력은 아직도 학생운동 시절의 ‘상상계’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사회의 지배계급으로 등극하여 그 특권적 지위를 2세에게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민중의 보편이익을 위해 싸운다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정신분석학에서는 ‘오인’(méconnaissance)이라 부른다"며 "최근 우리사회에서 정의의 기준이 무너져 내린 것은 이들 586세대가 자신의 정체성을 ‘오인’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시 한번 ‘정의’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서 ‘정의’란 그저 과정의 공정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정의는 결과의 평등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진 전 교수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조국 사태의 독특한 점은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며 "정의의 기준에 따라 비리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아예 비리를 옹호하기 위해 정의의 기준 자체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운동권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어 권력을 잡은 결과, 과거의 습속이 정권운영에 그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운동권 마인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소개했다. 첫째로 선악이원론을 꼽았다. 진 전 교수는 "자유주의적 관념에 따르면 ‘정치’란 이해와 견해를 달리 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이라며 "하지만 운동권은 정치를 기본적으로 선악(정의/불의)의 대결로 본다"고 분석했다. "고로 그들의 ‘정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군을 방어하고 적군을 제압할 때 세워진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이 ‘정의’의 기준을 무시해가면서까지 필사적으로 아군을 방어하는 것은, 그것을 자기들 고유의 ‘정의’를 세우는 길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둘째로 유물론적 관점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은 법과 도덕과 윤리를 사회보편의 이익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특수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며 "그것들은 존중될 것이 아니라 파괴되어야 할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자기들 것으로 대체되어야 할 어떤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자기들이 곧 선이요 정의요, 나아가 보편이익의 진정한 대변자라 굳게 믿기에, 자기들을 향한 검찰의 수사나 기소는 보편적 정의를 집행하는 행위가 아니라, 검찰조직의 특수이익을 지키는 행위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초법적 발상을 지목했다. 독재정권하의 사법은 결코 정의롭지 못했기 때문에 국보법이나 집시법과 같은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 당시에는 불법이 아니라 외려 정의로 여겨졌고, 그 시절 정의는 법률을 위반하는 자의 편에, 그를 처벌하는 법은 불의의 편에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인식이 사회가 민주화된 후에도 습관처럼 남아 있어, 법을 어겨도 자신이 여전히 정의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니라 법이다’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법을 어긴 자들이 외려 검찰을 질타하는 이상한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고 전했다. 최강욱 의원이 재판 도중에 법정을 떠나려는 행위를 한 것도 그 때문으로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한 마디로 잘못은 자기가 아니라 기일변경을 허용하지 않은 법원에 있다는 것"이라며 "그의 태도는 독재정권 시절 법정에서 민주투사들이 가졌던 그것과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법을 어겨도 그들은 결코 반성하지 않는다. 그저 거기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사명을 다시 한번 확인할 뿐"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정권을 잡고, 의회를 장악한 586세력은 아직도 학생운동 시절의 ‘상상계’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사회의 지배계급으로 등극하여 그 특권적 지위를 2세에게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민중의 보편이익을 위해 싸운다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정신분석학에서는 ‘오인’(méconnaissance)이라 부른다"며 "최근 우리사회에서 정의의 기준이 무너져 내린 것은 이들 586세대가 자신의 정체성을 ‘오인’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시 한번 ‘정의’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서 ‘정의’란 그저 과정의 공정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정의는 결과의 평등까지도 고려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