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손씨 사망 최초 신고자가 윤미향 의원 보좌진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통합당은 당시 '119 신고 녹취록'을 입수해 그 일부를 10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신고 내역을 보면 신고 시각은 6일(토요일) 오후 10시 33분에 있었다. 신고자는 윤 의원실 비서관인 A씨(정대협 간부 출신)였다.
▶신고자=문의 좀 드리려고요. (비고 : 여성신고자 차분한 목소리)
▶119 근무자=예.
▶신고자=최근에 좀 몸이 안 좋으셔서 수면제나 이런 것도 복용하고 그러시던 분이라서.
▶119 근무자=네.
▶신고자=그래서 저희가 집에 찾아왔는데.
▶119 근무자=네.
▶신고자=지금 아무리 두드려도 반응이 없고.
▶119 근무자=네.
▶신고자=그래서 지금 굉장히 걱정되는 상황이라서.
▶119 근무자=신변 확인 요청하시는 거고요.
▶신고자=네네.
▶119 근무자=신고자분은 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신고자=지인이에요.
▶119 근무자=끊지 마세요. 구조대 출동할 거고요.
신고 20분 후인 오후 10시 55분 119 소방차는 경찰과 함께 이곳에 도착해, 문을 강제로 열고 손씨를 발견했다.
이어 사건 발생 1시간쯤 후인 이날 자정 무렵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씨를 추억하는 글을 올렸다. 사건이 아직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시점이었다. 해당 페이스북 글은 다음 날(7일) 오전에 지워졌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윤미향 의원이 지운 페이스북 글과 쉼터 소장의 죽음 사이에는 어떤 선후 관계가 있는 겁니까"라고 공개 질문을 던졌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도 "윤 의원 비서관이 신고하는 과정에서 복수 표현인 '저희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윤 의원 측 인사나 정의연 관계자가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 증거인멸, 사전모의 등을 위해 고인과 연락을 취하다가 찾아간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가족도 아닌 직장동료 신고에 곧바로 수색에 나선 것은 이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신고자가 손씨의 극단적 선택이 우려된다고 했다"면서 "손씨가 평소 신고자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들을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의원은 손씨의 죽음 원인을 언론과 검찰에 돌렸다. 윤 의원은 "기자들이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비판했다.
손씨가 최근 자신과의 통화에서 "영혼이 무너졌나 보다. 힘들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