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창문’. 최근 중소 가전기업 사이에서 화두가 된 올여름 업계 키워드다. 업그레이드형 선풍기인 에어서큘레이터와 실외기 없이 사용하는 창문형 에어컨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두 가전제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영향이다.

역대급 무더위 예고…중소가전 화두 된 '에어창문'
10일 가전기업 신일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달 에어서큘레이터 판매량은 5만6000대로 전년 동기(5만3000대)보다 5.66% 증가했다. 신일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출시일이 약 1주일 늦어졌음에도 월간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다”며 “이 같은 판매 추이를 고려해 올해 예상 판매량을 전년보다 14.75% 늘어난 70만 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신일 에어서큘레이터는 특히 주부들이 많이 보는 홈쇼핑 판매채널에서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롯데홈쇼핑과 CJ오쇼핑에서 각각 5회, 4회 연속매진을 기록했다.

에어서큘레이터의 가장 큰 강점은 에어컨과 사용했을 때 냉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공기를 생성해 회오리바람을 쏘는 원리를 적용해 선풍기보다 2~3배 떨어진 위치에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실외기가 필요없는 창문형 에어컨 역시 올여름 인기가전으로 떠올랐다. 1960년대 국내 최초의 가정용 에어컨으로 등장했지만 1990년대 말 스탠드형 에어컨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자취를 감춘 제품이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건 기존 에어컨보다 저렴하고 설치가 손쉽다는 이점 때문이다.

가전기업 파세코의 창문형 에어컨 누적 판매량은 올초 출시 1년 만에 10만 대를 돌파했다. 파세코 관계자는 “에어컨을 두세 대씩 두는 가정이 늘면서 창문형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업체들도 앞다퉈 창문형 에어컨 출시에 나섰다. 신일, 캐리어, 귀뚜라미, 한솔일렉트로닉스, 한일전기 등은 지난달 첫 창문형 에어컨 판매에 나섰다. 신일 관계자는 “약 5만 대 물량을 준비했다”며 “판매가 급증하면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