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발행하는 회사채 사전 청약에 1조5000억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투자자의 큰 관심을 끌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가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 예측(사전 청약)에 1조45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청약 경쟁률은 7.25 대 1로 집계됐다. 지난 1월 LG헬로비전(8.13 대 1)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회사채 경쟁률이다. 코로나19 충격이 금융시장을 흔든 뒤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만기별로는 3년물이 인기가 높았다. 모집액(900억원)의 7배가 넘는 64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600억원을 모집한 5년물과 2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10년물에는 각각 4400억원, 13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모였다. 초장기 채권인 20년물(300억원)에도 모집액의 8배인 2400억원이 접수됐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최상위 신용도를 가진 몇 안 되는 민간기업이란 점이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KT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다.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신용도가 AAA인 민간기업은 KT와 SK텔레콤 정도다. KT는 과점인 통신시장에서 매년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초우량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KT는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모이자 발행금액을 3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도 모든 만기 구간에서 당초 희망했던 수준보다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