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일대우, 울산 버스공장 문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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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기 몰린 자동차업계
르노삼성은 서비스센터 정리
르노삼성은 서비스센터 정리
현대·기아자동차와 버스 시장을 양분해온 자일대우상용차(옛 대우버스) 울산공장이 문을 닫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직영서비스센터 일부를 폐쇄하기로 했다. 금호에이치티와 대한칼소닉 등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생존 위기에 몰린 자동차업계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고용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자일대우상용차는 오는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를 공장 폐쇄 이유로 들었다. 작년 버스 판매량은 1991대로 울산공장 설비 규모(연 7000대)의 30%에도 못 미친다. 자일대우상용차는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버스를 수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공장이 문을 닫으면 일자리 600여 개가 사라진다.
르노삼성도 적자가 누적된 직영서비스 부문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전국 12곳의 직영서비스센터엔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회사는 문을 닫는 서비스센터 직원들을 다른 직군으로 전환 배치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1분기 적자를 냈다. 부산공장 물량의 절반(연간 약 10만 대)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끝나면서 수출이 69%나 급감한 탓이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위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상장된 차 부품사 80곳 중 53곳(66%)의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 절반에 가까운 36개 부품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규모가 큰 1차 부품사들도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 감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직간접으로 180만 명을 고용하는 대표적인 기간산업이다.줄일 것도, 팔 것도 없다…자동차업계 "남은 건 인력 감축뿐"
“본격적인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멈춘 뒤에도 한참 동안 자동차업계는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릴 것입니다.” 지난 4월 2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자동차업계 대표 간담회에서 한 완성차업체 사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전망대로 자동차업계가 처한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일제히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사업부를 없애고 자산을 매각하는 건 기본이다. 일부 업체는 국내 생산시설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올 하반기 최대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고비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살빼기 들어간 車업계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직영 서비스센터 일부를 폐쇄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노동조합에 공문을 보내 “직영 정비사업의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사업소 일부 축소를 검토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현재 직영 서비스센터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 경기 고양에 있는 일산지점이 가장 먼저 폐쇄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또 “최근 급격히 나빠진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사업소 직영 운영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직영 서비스센터를 추가로 폐쇄하거나 정비사업 전체를 외주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던 직원은 다른 부문으로 전환배치될 예정이다. 일부 지점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회사 조직을 재정비하거나 자산 매각에 나섰다. 고정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GM은 최근 인천 부평에 있는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9900㎡ 규모의 부지 매각을 통해 약 4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자동차는 서울 구로동 서비스센터를 피아이에이(PIA)자산운용에 1800억원에 매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평택 생산공장 등 핵심 시설 외에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한 완성차업체 임원은 “감원 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자산 매각과 사업부 통폐합이 실패하면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생산시설 해외 이전도
승용차를 생산하는 5개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전문 제조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들 제조사는 코로나19 여파로 판매가 급감하자 인력 구조조정 카드까지 꺼냈다. 자일대우상용차는 오는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공장을 닫겠다는 의미다. 울산공장은 자일대우의 유일한 국내 생산기지다. 자일대우는 베트남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버스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버스 판매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공장 해외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자일대우 울산공장에는 6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공장이 폐쇄되면 직원 대부분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트럭 전문업체인 타타대우상용차는 희망퇴직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연산 2만 대 규모의 타타대우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50% 정도다. 2015년 1만 대를 웃돌았던 타타대우 판매량은 지난해 5265대로 반토막 났다. 판매 부진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직간접 고용인력이 18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며 “산업 생태계 정점에 있는 완성차업체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수많은 부품업체가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7곳(상용차 전문업체 포함)이지만, 1~3차 부품업체는 모두 8800여 곳에 달한다.
김보형/도병욱 기자 kph21c@hankyung.com
10일 업계에 따르면 자일대우상용차는 오는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를 공장 폐쇄 이유로 들었다. 작년 버스 판매량은 1991대로 울산공장 설비 규모(연 7000대)의 30%에도 못 미친다. 자일대우상용차는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버스를 수입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공장이 문을 닫으면 일자리 600여 개가 사라진다.
르노삼성도 적자가 누적된 직영서비스 부문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전국 12곳의 직영서비스센터엔 4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회사는 문을 닫는 서비스센터 직원들을 다른 직군으로 전환 배치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1분기 적자를 냈다. 부산공장 물량의 절반(연간 약 10만 대)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끝나면서 수출이 69%나 급감한 탓이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위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상장된 차 부품사 80곳 중 53곳(66%)의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감소했다. 절반에 가까운 36개 부품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규모가 큰 1차 부품사들도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 감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직간접으로 180만 명을 고용하는 대표적인 기간산업이다.줄일 것도, 팔 것도 없다…자동차업계 "남은 건 인력 감축뿐"
“본격적인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멈춘 뒤에도 한참 동안 자동차업계는 심각한 판매 부진에 시달릴 것입니다.” 지난 4월 2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자동차업계 대표 간담회에서 한 완성차업체 사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전망대로 자동차업계가 처한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일제히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사업부를 없애고 자산을 매각하는 건 기본이다. 일부 업체는 국내 생산시설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올 하반기 최대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고비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살빼기 들어간 車업계
1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직영 서비스센터 일부를 폐쇄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노동조합에 공문을 보내 “직영 정비사업의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사업소 일부 축소를 검토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현재 직영 서비스센터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 경기 고양에 있는 일산지점이 가장 먼저 폐쇄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또 “최근 급격히 나빠진 경영환경을 감안하면 사업소 직영 운영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직영 서비스센터를 추가로 폐쇄하거나 정비사업 전체를 외주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던 직원은 다른 부문으로 전환배치될 예정이다. 일부 지점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회사 조직을 재정비하거나 자산 매각에 나섰다. 고정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GM은 최근 인천 부평에 있는 물류센터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9900㎡ 규모의 부지 매각을 통해 약 4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자동차는 서울 구로동 서비스센터를 피아이에이(PIA)자산운용에 1800억원에 매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평택 생산공장 등 핵심 시설 외에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한 완성차업체 임원은 “감원 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자산 매각과 사업부 통폐합이 실패하면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생산시설 해외 이전도
승용차를 생산하는 5개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전문 제조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들 제조사는 코로나19 여파로 판매가 급감하자 인력 구조조정 카드까지 꺼냈다. 자일대우상용차는 오는 15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공장을 닫겠다는 의미다. 울산공장은 자일대우의 유일한 국내 생산기지다. 자일대우는 베트남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버스를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버스 판매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공장 해외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자일대우 울산공장에는 6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공장이 폐쇄되면 직원 대부분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트럭 전문업체인 타타대우상용차는 희망퇴직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연산 2만 대 규모의 타타대우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50% 정도다. 2015년 1만 대를 웃돌았던 타타대우 판매량은 지난해 5265대로 반토막 났다. 판매 부진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직간접 고용인력이 18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며 “산업 생태계 정점에 있는 완성차업체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수많은 부품업체가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7곳(상용차 전문업체 포함)이지만, 1~3차 부품업체는 모두 8800여 곳에 달한다.
김보형/도병욱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