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단체 '청년하다'와 이화여대·숙명여대 총학생회,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이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지난 5일 오전 8시30분부터 '21대 국회를 향한 대학 등록금 반환 10시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1
청년단체 '청년하다'와 이화여대·숙명여대 총학생회,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이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지난 5일 오전 8시30분부터 '21대 국회를 향한 대학 등록금 반환 10시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각 대학에서 1학기 수업이 대부분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나왔지만 대학과 교육부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북 경산 지역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은 지난 2일 경산시청에서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시작해 이날 오후 1시경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교육부에 도착할 예정이다.

교육부와 각 대학에 등록금 반환 대책을 마련하라는 게 골자다. 총학생회장단은 "1학기 수업이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면서 4년제대가 사이버대와 다를 것이 없다. 사이버대의 경우는 한 학기 등록금이 평균 144만원"이라면서 "4년제 대학은 2배 이상 많은 350만~400만원대라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 101개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 출범한 단체인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도 지난 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과 대학에 등록금 반환을 촉구한 바 있다. 전총협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예년만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으므로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일부 환불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대학생 단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주축이 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각 대학과 교육부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에 착수했다. 현재 대학생들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등록금 반환 요구 도보행진을 시작하는 경북 경산지역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이 지난 2일 오후 경산시청에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향해 출발하고 있다. 이들은 출발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등록금 반환 요구 도보행진을 시작하는 경북 경산지역 5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이 지난 2일 오후 경산시청에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향해 출발하고 있다. 이들은 출발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학습권 침해를 겪는 전국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짐에도 교육부가 적절한 방침과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10쯤 교육부에 도착하면 교육부 장관과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사진=뉴스1
대학가에서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일부를 반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것은 코로나19로 대면 수업과 실습이 이뤄지지 못해 수업의 질이 떨어졌고, 도서관 등 대학 시설 이용에도 차질을 빚었다는 등의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코로나19에 따라 원격수업 지침을 내리는 등 교육 정책 전반을 담당한 교육부도 대학이 등록금 반환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도 등록금 환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가세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1일 대학 등록금 환불 방안이 담긴 패키지법을 21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정의당도 최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학생 등록금 반환 지원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학들은 등록금이 장기간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으며 코로나19 방역·원격 수업 준비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다는 등의 이유로 등록금 반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다.

단 교육부가 교육·연구 환경 개선 등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 제한을 완화해줘 재원 여력이 생길 경우 등록금 환불 대신 특별장학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대학 측 입장이다. 교육부도 해당 사업비 용도 제한 완화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큰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