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로켓' 반등에도 밀려드는 동학개미…"이제는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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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증권' 앱 설치 303만건
'10년 기회 날아간다'…'패닉 바잉'도
"우량주 장기 투자하고 기대 수익 낮춰야"
'10년 기회 날아간다'…'패닉 바잉'도
"우량주 장기 투자하고 기대 수익 낮춰야"
10일 오후 7시 광화문역 인근 한 스터디룸. 20~30대 직장인 10여명이 주식 강의를 듣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직장인 전용 취미활동 앱(응용프로그램) '소모임'을 통해 만났다. 모임을 이끄는 아이디 '여왕 개미'는 자신을 10년 경력의 '전투형 개미'라고 소개했다.
30대 후반인 여왕 개미는 원래 150명 정도인 가입자가 지난 4~5월 급증해 배에 가까운 280명이 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모임 공지를 띄우면 하루 만에 정원이 다 차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2195.69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 1457.64(종가 기준)과 비교해 3개월 만에 50% 넘게 폭등했다. '로켓' 반등에도 '1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기회'를 놓칠까봐 지금도 연일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 10년 만의 기회 사라질까…'패닉 바잉'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는 뜨겁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시작으로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갈 곳 잃은 돈이 주식 시장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월 기준 400조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월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은 237조6717억원에서 3월 406조8972억원으로 늘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4월 거래대금은 415조665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증시가 급반등하자 "10년 만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개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도 이어졌다. 주가가 지난달 말 두 달여 만에 2000선을 넘어서자 '패닉 바잉(panic buying)' 현상도 나타났다. 패닉 바잉은 증시가 더 오르면 살 수 없다는 불안감에 따른 추격매수 행위를 말한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의 상승은 힘들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초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막차라도 타야한다'는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뒤늦게 주식 계좌를 만드는 이들도 많아졌다.
전날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증권 앱을 새로 깐 안드로이드 기기 수가 303만5403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설치 수가 11만대인 걸 감안하면 26배 늘어난 수치다. 아이지에이웍스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10년여 만에 최저 수치로 떨어지면서 증권 앱 신규 설치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4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전체의 3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 "우량주 장기 투자…기대 수익 낮춰야"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기 수익을 위해 테마주를 쫓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최소 1년 이상을 생각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우량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까지로 기간을 길게 잡고 우량주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되고, 최소 1~2년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비대면 및 4차 산업과 관련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시장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투자에 나서면 손실을 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를 기준으로 그보다 조금 더 수익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미 주가가 상당 부분 회복된 만큼 기대 수익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투자 목적과 수익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바이오 종목의 경우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반도체 2차전지 정유·화학 같은 기존 산업에 집중하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충고도 있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진정 여부에 따라 여행 면세점 호텔 관련 종목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며 "오는 9월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앞두고 8월부터 지수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30대 후반인 여왕 개미는 원래 150명 정도인 가입자가 지난 4~5월 급증해 배에 가까운 280명이 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모임 공지를 띄우면 하루 만에 정원이 다 차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2195.69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 1457.64(종가 기준)과 비교해 3개월 만에 50% 넘게 폭등했다. '로켓' 반등에도 '1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기회'를 놓칠까봐 지금도 연일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 10년 만의 기회 사라질까…'패닉 바잉'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는 뜨겁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시작으로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갈 곳 잃은 돈이 주식 시장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월 기준 400조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월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은 237조6717억원에서 3월 406조8972억원으로 늘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4월 거래대금은 415조665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증시가 급반등하자 "10년 만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개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도 이어졌다. 주가가 지난달 말 두 달여 만에 2000선을 넘어서자 '패닉 바잉(panic buying)' 현상도 나타났다. 패닉 바잉은 증시가 더 오르면 살 수 없다는 불안감에 따른 추격매수 행위를 말한다.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의 상승은 힘들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주식 투자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초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막차라도 타야한다'는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뒤늦게 주식 계좌를 만드는 이들도 많아졌다.
전날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증권 앱을 새로 깐 안드로이드 기기 수가 303만5403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설치 수가 11만대인 걸 감안하면 26배 늘어난 수치다. 아이지에이웍스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10년여 만에 최저 수치로 떨어지면서 증권 앱 신규 설치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4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전체의 3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 "우량주 장기 투자…기대 수익 낮춰야"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기 수익을 위해 테마주를 쫓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최소 1년 이상을 생각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우량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까지로 기간을 길게 잡고 우량주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되고, 최소 1~2년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비대면 및 4차 산업과 관련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시장 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투자에 나서면 손실을 볼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를 기준으로 그보다 조금 더 수익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미 주가가 상당 부분 회복된 만큼 기대 수익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투자 목적과 수익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바이오 종목의 경우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반도체 2차전지 정유·화학 같은 기존 산업에 집중하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충고도 있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진정 여부에 따라 여행 면세점 호텔 관련 종목도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며 "오는 9월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앞두고 8월부터 지수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