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경제활동을 재개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미국에선 지난 10일 2만85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됐다. 하루 확진자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6일 이후 4일 만이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20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보건 전문가들이 애리조나·텍사스·플로리다·캘리포니아주 등 4개 주에서 코로나19의 2차 유행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9852명으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18번째다. 그러나 최근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0일에는 역대 최다인 155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애리조나주 보건국은 주 병원들에 비상계획을 가동하라고 촉구했다.

플로리다주에선 지난 4월29일 경제활동 재개 이후 6주째인 6월3~9일 1주일 동안 855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1주일 기준 최대치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존스홉킨스대는 지난 3월 미국 전역에 내려진 봉쇄 조치로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꺾였지만, 최근 경제 재개에 따라 22개 주에서 다시 코로나19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봉쇄를 완화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인도에선 지난 10일 하루 동안 역대 최고인 1만2375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다. 누적 확진은 28만7155명으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지난달 초 하루 3000명대였던 신규 확진자 수가 봉쇄 완화 한 달이 지나면서 3배가량 증가했다. 수도 뉴델리에선 지난달 초 300~400명 수준이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현재 1000~1500명으로 뛰었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역시 지난달 초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를 풀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10일에 하루 기준 최다 확진자가 추가됐다. 파키스탄은 5385명 늘어난 11만3702명, 방글라데시는 3190명 더한 7만4865명으로 불어났다.

인도네시아에서도 10일 신규 확진자가 1240명으로 집계돼,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 하루 400∼900명 선을 오가다 전날 1043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0명 선을 넘어섰고 이날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봉쇄 완화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는 중동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10일 신규 확진자는 3717명으로 발병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닷새 연속 3000명이 넘었다.

사우디는 2월 말부터 강력한 통행·영업 금지 등을 시행하다 4월 24일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봉쇄를 일부 완화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전국적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등 방역 고삐를 죄었다. 이후 지난 5월 29일 신규 확진자가 한 달 만에 최소치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둔화하자 다시 봉쇄를 완화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