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손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피해자의 손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알토에 거주하는 60대 한인 남성이 흑인에게 구타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고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유사범죄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리알토 경찰은 10일(현지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노인 학대라는 중범죄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오전 6시30분께 리알토 시내 버스 정류장 앞에서 벌어졌다. 피해자인 한인 남성은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밀쳤고 인도와 차도 사이 경계석에 부딪혀 얼굴이 찢어지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인 남성은 또 가해자가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도주했으며 검은색 후드가 달린 상의와 흰색 바지를 입은 흑인 남성이라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정보가 온라인에 돌고 있지만 용의자의 (범행) 동기를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인종적 동기에 따른 범죄인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LA 총영사관의 문의에도 "60대 한인 남성이 증오 범죄를 당했는지와 사건의 구체적 발단이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으며 조사 중"이라고 답변했다.
[사진=LA 총영사관 공식 페이스북 캡처]
[사진=LA 총영사관 공식 페이스북 캡처]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손녀가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피해자의 손녀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자신의 할아버지가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이나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구타당했다"고 썼다.

이어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할아버지의 폭행 피해 글과 사진을 트위터에서 삭제했다.

대신 손녀는 "이번 일로 한인과 흑인 간 대결을 조장해선 안 된다"며 "많은 사람이 이번 일을 아시아계와 흑인의 대결로 바꾸려 하고 있다. 제발 모두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언급했다.

LA총영사관은 "여러 매체에서 LA 리알토 지역에서 60대 한인 남성이 구타당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인들에게) 경각심을 갖고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