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윤미향 보좌진이 최초 신고자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정돼 있지 않은 샤워기 줄로 목을 여러 바퀴 감은 채 그냥 앉은 자세로 사망했는데, 특히 벽에 붙어 있는 샤워기의 첫 부분(온도를 조절하는 부분)은 앉아있을 때 머리보다 약간 높은 곳에 있었다고 한다"며 "양손으로 샤워기 줄을 당기고 있었는지, 사망 당시 손 위치에 대해 물으니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경험이나 상식에 비춰볼 때 앉은 상태에서 샤워기 줄을 목에 감아 본인 의지만으로 사망까지 이른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충분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또 "검찰이 지난달 21일 마포 쉼터에 대한 압수수색은 했지만, '고인(손 소장)을 조사한 사실이 없고 출석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면서 "손 소장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사망 경위에 대한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에게 손 소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 따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문자를 받았는지 여부, 협박성 메시지를 받았는지 여부를 물었더니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곽 의원은 "고인이 사망하기 전 누구와 통화했는지, 어떤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지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핵심적 부분"이라며 "수사기관은 포렌식 결과를 투명히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손 소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결론을 미리 내놓고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수사책임자인 배용석 파주경찰서장이 2018년 총경으로 승진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 근무를 했고, 지난 1월 파주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경력 때문에 의심을 거두기 어려우니 수사 책임자를 교체해 조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모씨가 숨진 것과 관련 온라인상에서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손씨가 여권 관계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의혹이 음모론의 골자다.
특히 손씨 사망 최초 신고자가 윤미향 의원 보좌진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한편 파주경찰서 형사과장은 9일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선 손씨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끈을 이용한 목맴사"라고 설명했다.
타살 정황이 될 수 있는 앉은 자세로 사망한 점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해봤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