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퍼 페테르센, 男대회 '깜짝 우승'
덴마크 남자프로골프 정규 대회에서 여자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에밀리 페테르센(덴마크·사진)은 11일 덴마크 로모GC에서 막을 내린 ECCO 투어 브라보투어스오픈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33타를 쳐 올리버 서(덴마크·10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만3750크로네(약 430만원).

ECCO 투어는 지난 3월 9∼11일 카탈루냐리조트챔피언십 이후 중단됐다가 이번 대회로 시즌을 재개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82명 중 여자 골퍼는 9명이었다. 페테르센은 첫날 보기 없이 6언더파, 둘째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기록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페테르센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 수년간 힘들었는데 실력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페테르센은 유럽여자골프계의 실력자다. 그는 2015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히어로위민스인디언오픈에서 우승하고 그해 LET 신인상을 받았다. 2015년 4개 여자골프투어 대항전 더 퀸즈에 유럽 대표로 나섰고, 2017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페테르센이 남자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몇 안 되는 여자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2002년 수지 웨일리(미국)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코네티컷지부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2012년에는 리디아 홀(영국)이 웰시 내셔널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PGA 투어 정규대회에서는 1945년 LA 오픈 3라운드에 진출한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가 남자대회 도전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미셸 위(미국), 브리트니 린시컴(미국)도 각각 2003년 콜로니얼클래식, 2004년 소니오픈, 2018년 바바솔챔피언십 등에 도전했지만 모두 커트 탈락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