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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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유럽 생산 거점인 슬로바키아 공장 엔진 생산라인 증설에 나선다. 기아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180여명에 달하는 국내 엔지니어들을 전세기로 현지에 파견하는 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7000만유로(약 950억원)를 투자해 슬로바키아 공장의 엔진 생산설비 개보수와 증설을 추진한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엔진 공장 증설을 통해 최신 1.6L GDI(직분사) 엔진과 1.6L 터보 GDI 엔진 등 신형 엔진을 생산할 방침이다. 연간 50만대 수준의 엔진을 만들어온 공장 증설도 진행한다.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한 엔진을 8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현대차 체코공장을 비롯해 현대차 터기공장 등 이웃한 현대·기아차 공장에도 공급할 방침이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엔진 공장 증설은 당초 올해 초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수개월 연기됐다. 기아차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슬로바키아 정부의 협조를 얻어 국내는 물론 영국과 독일 엔지니어 입국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가동 중단 한달여 만인 지난 4월 24일부터 슬로바키아 완성차 공장 가동도 재개했다.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북서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질리나주에 있는 이 공장은 기아차의 유럽 시장 공략 전초기지로 꼽힌다. 2004년부터 10억유로(약 1조3630억원)를 투자해 2007년 준공됐다.

단순 조립공장이 아닌 차체와 도장, 엔진공장은 물론 주행 테스트장까지 갖춘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지어졌다. 연산 33만대 규모지만 기아차의 유럽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5년부터는 가동률이 100%를 웃돌고 있다. 현재는 유럽 전략형 모델인 씨드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 소형 다목적차량(MPV) 벤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률은 87%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부터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보건 당국과 협의해 증설 공사 기간 철저한 방역을 하는 등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