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빈폴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접는다. ‘빈폴액세서리’ 브랜드는 매장을 닫고 온라인 사업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또 패션부문 임직원의 근무 형태를 주 4일제로 축소하고 연봉도 삭감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12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빈폴스포츠 브랜드 사업을 내년 2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올 가을·겨울 제품까지만 판매한 뒤 매장 운영을 비롯해 사업 일체를 중단한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2012년 빈폴아웃도어를 선보인 뒤 2018년 빈폴스포츠로 브랜드명을 바꿨다.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했다. 그러나 스포츠 의류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많아 철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빈폴스포츠의 지난해 매출은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매출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등 실적에 문제가 많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빈폴스포츠 매장은 전국에 105개가 있다. 이를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빈폴액세서리도 내년 2월부터 매장을 닫는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해 온라인에서만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빈폴액세서리는 전국 백화점에 5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바꾼 전례가 있기 때문에 빈폴액세서리도 2030세대가 좋아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봉도 삭감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임원들은 다음달부터 10~15%씩 임금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전 직원의 근무체계도 현재 주 5일에서 주 4일로 바뀐다. 이런 내용의 새 연봉계약서에 서명하면 임원은 물론 전 직원의 연봉 일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학업휴직 등도 장려하기로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