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경제 막힌 북한, 남북관계 파국으로 내부 결속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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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관에 '외부의 적' 필요한 듯…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도 작용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내세워 연일 남측을 향해 전례 없는 보복 의지를 드러내며 한반도 정세를 최악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최고지도자를 비난한 전단내용을 문제 삼고 있지만, 그 속내는 대내외적으로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약한 고리'인 남쪽을 적으로 삼아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쌓여온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난 2년간의 불만을 전단 살포를 계기로 폭발해 표출하는 양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를 쌓고 문 대통령에 기대어 미국과 핵협상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실망감과 배신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말만 믿고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선택하고 '영변 핵시설 폐기' 결단까지 내렸지만, 모든 것이 수포가 된 데다 여전히 한미공조를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불만인 셈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꼽히는 사안들을 모조리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심지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무너질 것을 시사한 데서 잘 드러난다.
북한 매체들이 문 대통령이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 발언을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현재 북한이 처한 대내외환경이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이라는 사실도 북한의 격한 태도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앞의 대선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북미 협상을 외면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대북제재 수위를 더욱 높이는 형국이다.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퍼져 25억 달러(한화 3조1천억원) 규모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30여명의 북한인과 중국인을 무더기 기소했는데, 역대 최대 규모다.
더욱이 북한의 후원국이자 북한 경제의 버팀목인 중국은 내치가 다급한 형국이라 기대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겉으로는 북한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계기로 중국 편들기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중 갈등 속에서 홍콩국가보안법과 코로나19 등 '발등에 떨어진 불' 때문에 북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그동안 대북제재 장기화로 수출입 통로가 대부분 막혀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오다시피 했는데 코로나19로 이마저도 막히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지난 4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로 국가계획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평양시민 생활 개선 문제를 별도 안건으로 다룬 사실은 역으로 심화하는 북한이 처한 경제난과 민생고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이 농사에 절실한 비료해결을 위해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순천인비료 공장 준공식을 가졌지만 인비료가 생산되는 모습은 여태 공개되지 않았다.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 평양종합병원 건설도 마찬가지다.
병원 건물은 완공할 수 있겠지만, 병원의 정상가동을 위해 필요한 의료장비를 채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대북제재의 장기화 속에서 코로나19까지 불거지면서 경제난과 민생은 1990년대 수많은 아사자를 낳은 '고난의 행군'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체제 고수를 위해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 주민들은 100년 전 항일빨치산의 정신을 강요받고 백두산 답사행군과 건설 현장 노력 동원도 강화되고 있다.
어려워진 민생은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민심이 악화하면서 최고지도자와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어서 그만큼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체제를 유지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면 현재 난관의 원인을 외부로 돌려야만 하고, 한반도 분단 체제에서 남쪽이 제일 약한 고리일 수밖에 없어 문재인 정부를 적으로 규정하고 대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지난 10일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념회에서 "북한은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질서 유지와 체제 안정에 힘쓰는 상황에서 대북전단 문제가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내세워 연일 남측을 향해 전례 없는 보복 의지를 드러내며 한반도 정세를 최악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최고지도자를 비난한 전단내용을 문제 삼고 있지만, 그 속내는 대내외적으로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약한 고리'인 남쪽을 적으로 삼아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쌓여온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난 2년간의 불만을 전단 살포를 계기로 폭발해 표출하는 양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를 쌓고 문 대통령에 기대어 미국과 핵협상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실망감과 배신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말만 믿고 '핵·경제병진'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선택하고 '영변 핵시설 폐기' 결단까지 내렸지만, 모든 것이 수포가 된 데다 여전히 한미공조를 앞세우고 있다는 것이 북한의 불만인 셈이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꼽히는 사안들을 모조리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심지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무너질 것을 시사한 데서 잘 드러난다.
북한 매체들이 문 대통령이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 발언을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현재 북한이 처한 대내외환경이 한마디로 최악의 상황이라는 사실도 북한의 격한 태도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앞의 대선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북미 협상을 외면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대북제재 수위를 더욱 높이는 형국이다.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퍼져 25억 달러(한화 3조1천억원) 규모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30여명의 북한인과 중국인을 무더기 기소했는데, 역대 최대 규모다.
더욱이 북한의 후원국이자 북한 경제의 버팀목인 중국은 내치가 다급한 형국이라 기대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겉으로는 북한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계기로 중국 편들기를 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중 갈등 속에서 홍콩국가보안법과 코로나19 등 '발등에 떨어진 불' 때문에 북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그동안 대북제재 장기화로 수출입 통로가 대부분 막혀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오다시피 했는데 코로나19로 이마저도 막히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지난 4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19로 국가계획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평양시민 생활 개선 문제를 별도 안건으로 다룬 사실은 역으로 심화하는 북한이 처한 경제난과 민생고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이 농사에 절실한 비료해결을 위해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순천인비료 공장 준공식을 가졌지만 인비료가 생산되는 모습은 여태 공개되지 않았다.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 평양종합병원 건설도 마찬가지다.
병원 건물은 완공할 수 있겠지만, 병원의 정상가동을 위해 필요한 의료장비를 채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대북제재의 장기화 속에서 코로나19까지 불거지면서 경제난과 민생은 1990년대 수많은 아사자를 낳은 '고난의 행군'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올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체제 고수를 위해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면서 주민들은 100년 전 항일빨치산의 정신을 강요받고 백두산 답사행군과 건설 현장 노력 동원도 강화되고 있다.
어려워진 민생은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하고 민심이 악화하면서 최고지도자와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어서 그만큼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체제를 유지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려면 현재 난관의 원인을 외부로 돌려야만 하고, 한반도 분단 체제에서 남쪽이 제일 약한 고리일 수밖에 없어 문재인 정부를 적으로 규정하고 대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지난 10일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념회에서 "북한은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질서 유지와 체제 안정에 힘쓰는 상황에서 대북전단 문제가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