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구 유통업체인 이케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적다며 각국 정부의 지원금을 돌려주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케아는 미국을 비롯해 벨기에, 크로아티아, 체코, 아일랜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세르비아, 스페인 등 9개국 정부와 휴직(일시해고) 지원금 등을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케아를 운영하는 잉카그룹의 톨가 온쿠 소매영업총괄은 "각국 정부와 대화를 시작했다"며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재 23개 지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가 다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개선 등을 위한 엄청난 수요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케아는 각국 정부의 지원금 규정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반환을 논의 중이다. 온쿠 총괄은 "9개국에 걸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 것인지, 얼마나 많은 근로자가 지원금을 받았는지 등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케아의 정부 지원금 반환 결정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기업들은 외부 조사 등의 압력에 정부 지원금을 돌려주기도 했지만 모든 지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다국적 대기업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이케아는 지난 2~3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기 시작할 때 전 세계 374개 점포 대부분의 문을 닫았으나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온쿠 총괄은 "코로나19 위기의 깊이가 우리가 두려워했던 만큼 깊지 않았고,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며 "정부 지원금을 되돌려주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지역사회를 도울 2600만유로(약 354억원) 규모의 펀드도 설립했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주문과 직원들의 원격 근무 솔루션 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스웨덴에서 설립됐지만 현재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이케아는 유럽 규제당국의 세무조사에도 직면해 있다고 FT는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