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르면 이번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업무를 마감하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그동안 본회의 개최 일정 등으로 미뤄졌던 국난극복위원회의 지역 순회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남권과 강원권 등을 돌아볼 계획이며 이번 주 이에 대한 활동보고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에서 위원장직 사퇴를 하고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캠프를 조직하고 전당대회 준비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 이낙연 세력이 결집하기 전에 대세론 앞세워 당권 장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같은 동교동계이면서 친 이낙연계로 알려진 설훈 의원은 1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당내 분열이 일어나는 건 안 된다"며 "대세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고 대세에 따라서 쉽게 쉽게 우리가 다음에 재집권할 수 있도록 가자는게 전체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대표가 되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에는 물러나야한다는 점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 세력 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당권 장악이 필요하다는 주변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가 됐을 때 당 사무총장 선임을 비롯해 막강한 인사권을 갖게 된다"며 "이를 통해 의원들과도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고 당내 세력을 구축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도 그동안 문제가 됐던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 분리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당헌·당규 수정을 추진하고 있어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다. 전당대회가 온라인으로 치뤄지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점도 이 의원의 대세론에 힘을 실어준다. 대면 접촉을 통한 유세 활동이나 현장 연설 등 변수가 줄어들면서 인지도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당권 경쟁후보인 우원식, 홍영표 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대권 후보의 전당대회 출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개인 SNS에 "대권주자 두 분 출마가 굳어지면서 갈등과 분열을 반복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당내의 우려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두 대권후보들께 출마를 재고하시길 요청 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홍 의원도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의 당권 출마에 대해 "당에도 부담스럽고, 우리 당의 1위 대선 주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