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재 서울대 경영대학장 "글로벌 MBA 도약, 언택트 교육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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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재 서울대 경영대학장 인터뷰
예일대·옥스퍼드대·UC버클리 등
32곳과 온라인 강의 공유 성공적
예일대·옥스퍼드대·UC버클리 등
32곳과 온라인 강의 공유 성공적
이유재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최근 ‘코로나 학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올 1월 서울대 경영대학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수업을 대거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해서다. 학부생들의 학사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비대면(언택트)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과 교수들의 불만도 수습해야 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대 MBA는 ‘언택트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순히 언택트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명문대학들과 교류를 통해 온라인 환경에서 더욱 국제화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학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택트 교육은 대학이 한 단계 발전할 절호의 기회”라며 “기존의 수업 내용을 구겨 넣을 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MBA가 뉴노멀 선도
서울대 경영대는 3월 MBA에서 조금 색다른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서울대 경영대가 참여하는 ‘선진경영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GNAM·Global Network for Advanced Management) 소속 학교들이 각자 온라인으로 MBA 강의를 열자 학생들이 원하는 글로벌 강의를 신청해 듣도록 한 것이다. GNAM에는 예일대, 옥스퍼드대, UC버클리 등 글로벌 대학 32개가 참여하고 있다.
이 학장은 온라인 강의가 ‘포스트 코로나’에 지역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온라인 강의가 지닌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서는 잠재력이 더 많다는 것이다. 서울대 경영대는 이달에도 언택트 MBA 강의를 한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히토쓰바시대는 서울대에 일본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학장은 “일본의 비즈니스 관행에 관한 강의는 국내에선 찾기 드문 현장의 생생한 지식을 담고 있다”며 “온라인 수업이 ‘뉴노멀’이 되면서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고 말했다.
우선 교육 콘텐츠부터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는 게 이 학장의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문서로만 수업 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10분 안팎의 짧은 특강 영상을 제공해 토론수업을 권장하고, 기업들의 코로나19 대응 사례 연구를 적극 수행하도록 교수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학장은 “서울대가 보유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글로벌 MBA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MBA에 부는 ‘여풍’
서울대는 올해 주간 MBA 합격자 88명 중 절반 이상(51%)이 여성이라는 이색 기록도 세웠다. 국내 MBA의 경우 여성 등록자 비율이 30%대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육계에서는 경영을 공부하는 MBA 과정의 특성상 남성 직장인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주간 MBA는 전일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부담이 더 큰 편이다. 서울대 주간 MBA 역시 2016년까지 여성 비율이 36%에 그쳤으나 △2017년 45% △2018년 47% △2019년 51%로 최근 4년 사이 여성 등록자 비율이 급증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모험을 택하는 여성 직장인이 늘어났다는 게 서울대의 분석이다.
이 학장은 “과거에는 인맥·영업을 목적으로 MBA에 진학하는 남성 비율이 높았지만, 현재는 MBA를 통해 수준 높은 경영 공부를 하려는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 열성적인 ‘커리어 우먼’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 트랙, 매니지먼트 트랙, 마케팅 트랙 등 다양한 분야의 선택 과목을 제공하는 점도 여성 비율이 늘어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시대, 온라인 수업 제한 풀어야”
2006년 출범한 서울대 MBA는 교육의 전문성과 대학 브랜드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점도 서울대 MBA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서울대는 GNAM 32개 대학에 소속된 국내 유일한 대학이다. 서울대 MBA는 뉴욕대, 듀크대, 교토대 등 해외 명문 대학과 복수학위제, 교환학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장은 “졸업생들이 기업에 진출하고 활발히 활약하면서 서울대 MBA에 대한 기업체들의 믿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을 엄격하게 선발하고, 최고의 교수진을 모시려는 노력도 이 같은 평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명문 MBA와 경쟁하려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규제도 일정 부분 풀어야 한다고 이 학장은 주장했다. 온라인 수업이 이미 일상화됐지만,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대학·대학원이 취득 가능한 학점의 20%만 원격수업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 1학기에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 학장은 “원격수업을 통한 이수학점 제한을 전격 완화하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교육의 패러다임이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그는 “코로나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대 MBA는 ‘언택트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순히 언택트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명문대학들과 교류를 통해 온라인 환경에서 더욱 국제화된 수업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학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언택트 교육은 대학이 한 단계 발전할 절호의 기회”라며 “기존의 수업 내용을 구겨 넣을 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MBA가 뉴노멀 선도
서울대 경영대는 3월 MBA에서 조금 색다른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서울대 경영대가 참여하는 ‘선진경영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GNAM·Global Network for Advanced Management) 소속 학교들이 각자 온라인으로 MBA 강의를 열자 학생들이 원하는 글로벌 강의를 신청해 듣도록 한 것이다. GNAM에는 예일대, 옥스퍼드대, UC버클리 등 글로벌 대학 32개가 참여하고 있다.
이 학장은 온라인 강의가 ‘포스트 코로나’에 지역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온라인 강의가 지닌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서는 잠재력이 더 많다는 것이다. 서울대 경영대는 이달에도 언택트 MBA 강의를 한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히토쓰바시대는 서울대에 일본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학장은 “일본의 비즈니스 관행에 관한 강의는 국내에선 찾기 드문 현장의 생생한 지식을 담고 있다”며 “온라인 수업이 ‘뉴노멀’이 되면서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고 말했다.
우선 교육 콘텐츠부터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맞춰 개발해야 한다는 게 이 학장의 생각이다. 학생들에게 문서로만 수업 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10분 안팎의 짧은 특강 영상을 제공해 토론수업을 권장하고, 기업들의 코로나19 대응 사례 연구를 적극 수행하도록 교수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학장은 “서울대가 보유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글로벌 MBA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MBA에 부는 ‘여풍’
서울대는 올해 주간 MBA 합격자 88명 중 절반 이상(51%)이 여성이라는 이색 기록도 세웠다. 국내 MBA의 경우 여성 등록자 비율이 30%대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육계에서는 경영을 공부하는 MBA 과정의 특성상 남성 직장인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주간 MBA는 전일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의 부담이 더 큰 편이다. 서울대 주간 MBA 역시 2016년까지 여성 비율이 36%에 그쳤으나 △2017년 45% △2018년 47% △2019년 51%로 최근 4년 사이 여성 등록자 비율이 급증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적극적인 모험을 택하는 여성 직장인이 늘어났다는 게 서울대의 분석이다.
이 학장은 “과거에는 인맥·영업을 목적으로 MBA에 진학하는 남성 비율이 높았지만, 현재는 MBA를 통해 수준 높은 경영 공부를 하려는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 열성적인 ‘커리어 우먼’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 트랙, 매니지먼트 트랙, 마케팅 트랙 등 다양한 분야의 선택 과목을 제공하는 점도 여성 비율이 늘어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시대, 온라인 수업 제한 풀어야”
2006년 출범한 서울대 MBA는 교육의 전문성과 대학 브랜드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점도 서울대 MBA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서울대는 GNAM 32개 대학에 소속된 국내 유일한 대학이다. 서울대 MBA는 뉴욕대, 듀크대, 교토대 등 해외 명문 대학과 복수학위제, 교환학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학장은 “졸업생들이 기업에 진출하고 활발히 활약하면서 서울대 MBA에 대한 기업체들의 믿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을 엄격하게 선발하고, 최고의 교수진을 모시려는 노력도 이 같은 평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명문 MBA와 경쟁하려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규제도 일정 부분 풀어야 한다고 이 학장은 주장했다. 온라인 수업이 이미 일상화됐지만,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대학·대학원이 취득 가능한 학점의 20%만 원격수업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 1학기에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 학장은 “원격수업을 통한 이수학점 제한을 전격 완화하는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교육의 패러다임이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