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1주년 현충일 추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1주년 현충일 추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회동 가능성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당 대표의 만남을 통해 야권 통합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권은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거듭나야 미래가 있다는 기본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금 이 상태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과 만나 야권 연대를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1월 미국에서 귀국한 뒤 통합당과의 통합이나 연대에 줄곧 부정적 태도를 보여온 것과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도 최근 ‘안 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는 것이지, 피할 것은 없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취임 이후 내놓은 기본소득제, 전일 보육제 등 경제·복지정책 대안에도 동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최근 내놓은 정책 담론들은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거의 비슷하다”며 “이전부터 내가 말하고 내세워왔던 것들을 카피(복제)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4·15 총선 참패 이후 대다수 대권 주자를 잃은 통합당 내에선 여당 독주를 막기 위해 야권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3석을 얻는 데 그친 국민의당도 소수 야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전에 어떤 형태로든 연대나 통합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당 의원들도 여러 모임을 통해 야권 연대의 공감대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양당 공동 연구 모임인 ‘국민미래포럼’을 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포럼은 황보승희 통합당 의원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공동 대표를 맡았다. 모임에 참여하는 한 통합당 의원은 “거대 여당에 맞서 야권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양당 의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모임을 통해 자주 만나고 친해지면서 통합의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