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다음은 군대가 행동"…北, 서해 접경지역 도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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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력도발 가능성 시사
"연락사무소 형체없이 무너질 것"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도 언급
美 본토 겨냥 ICBM 발사할 수도
"연락사무소 형체없이 무너질 것"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도 언급
美 본토 겨냥 ICBM 발사할 수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무력도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남북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김여정의 담화는 지난 9일 남북 간 모든 연락·통신 채널을 끊으며 다음 보복 단계로 지목한 9·19 군사합의 파기를 곧 감행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로 해석된다.
서·동해 북방한계선(NLL) 등 접경 지역 내 국지 도발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북한이 핵(무력)·경제 병진 노선으로 대남·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이른바 ‘새로운 길’에 본격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남한, 비참한 광경 볼 것”
김여정은 지난 13일 개인 명의로 낸 담화에서 “확실히 남조선과 결별할 때가 됐다”며 자신의 권한 내에서 단계별 보복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에 건설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할 것이란 사전 경고로 읽혔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인 군사 행동을 예고했다. 김여정은 “남조선당국이 궁금해할 그다음의 우리 계획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암시한다면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했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미흡한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지,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했다. 이날 예고한 군사 행동은 9·19 군사합의 파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남북 정상이 서명한 9·19 군사합의는 비무장지대, NLL 내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해 ‘우발적’ 교전 우려 커져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과 동시에 국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김여정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게재된 만큼 단순 협박이 아니라 실제 도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먼저 접경 지역 내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99년과 2002년 발생한 제1·2 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은 북한의 대표적인 접경지역 도발 사례다.
꽃게잡이철 막바지인 이달 중 북한이 어업지도선(단속정)을 활용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 어업지도선이 서해 NLL을 침범해 우리 군을 도발하고 경고 사격을 유도하는 경우다. 지난 9일 북한의 남북 연락·통신 채널 차단으로 현재 남북 간 군 통신선, 함정 간 통신 채널이 끊겨 있는 만큼 우발적 교전이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3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감시초소(GP) 총격 등과 비슷한 총격 도발도 예상된다. 이달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탈북민 단체들이 대규모 대북전단 살포를 계획 중이어서 이 과정에서 2014년과 같은 북한의 고사총 대응과 우리 군의 반격이 재연될 수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에이태킴스(ATACMS) 전술 유도탄, 초대형 방사포 등 4월 이후 뜸했던 북한의 이른바 신형 3종 미사일 발사 도발이 재개될 수도 있다.
北, 미 ‘레드라인’ 넘을까
일각에선 북한이 ICBM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군사도발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연일 내놓는 비난·협박 담화의 궁극적 대상은 결국 미국이라는 분석이다. 대북 제재의 목줄을 놓지 않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자극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의 강경노선 회귀는 이미 올해 초부터 결정돼 있었다”며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나 10월 노동당 75주년 행사 시점에 미국에 대한 ICBM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선권 북한 외무상은 지난 12일 담화에서 “미국의 장기적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핵 대응 전략을 밝혔다. 북한이 2017년 11월 시험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은 사정거리 1만3000여㎞로 미국 전역에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ICBM 개발을 ‘레드라인(인내심의 한계)’으로 삼고 있는 만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로 수위 조절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작년 7월 3000t급 SLBM 발사 잠수함을 공개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신형 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서·동해 북방한계선(NLL) 등 접경 지역 내 국지 도발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북한이 핵(무력)·경제 병진 노선으로 대남·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이른바 ‘새로운 길’에 본격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남한, 비참한 광경 볼 것”
김여정은 지난 13일 개인 명의로 낸 담화에서 “확실히 남조선과 결별할 때가 됐다”며 자신의 권한 내에서 단계별 보복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에 건설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할 것이란 사전 경고로 읽혔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인 군사 행동을 예고했다. 김여정은 “남조선당국이 궁금해할 그다음의 우리 계획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암시한다면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했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미흡한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지,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했다. 이날 예고한 군사 행동은 9·19 군사합의 파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남북 정상이 서명한 9·19 군사합의는 비무장지대, NLL 내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우발적 군사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해 ‘우발적’ 교전 우려 커져
북한이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과 동시에 국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김여정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게재된 만큼 단순 협박이 아니라 실제 도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먼저 접경 지역 내 군사 충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99년과 2002년 발생한 제1·2 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은 북한의 대표적인 접경지역 도발 사례다.
꽃게잡이철 막바지인 이달 중 북한이 어업지도선(단속정)을 활용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 어업지도선이 서해 NLL을 침범해 우리 군을 도발하고 경고 사격을 유도하는 경우다. 지난 9일 북한의 남북 연락·통신 채널 차단으로 현재 남북 간 군 통신선, 함정 간 통신 채널이 끊겨 있는 만큼 우발적 교전이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3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감시초소(GP) 총격 등과 비슷한 총격 도발도 예상된다. 이달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탈북민 단체들이 대규모 대북전단 살포를 계획 중이어서 이 과정에서 2014년과 같은 북한의 고사총 대응과 우리 군의 반격이 재연될 수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에이태킴스(ATACMS) 전술 유도탄, 초대형 방사포 등 4월 이후 뜸했던 북한의 이른바 신형 3종 미사일 발사 도발이 재개될 수도 있다.
北, 미 ‘레드라인’ 넘을까
일각에선 북한이 ICBM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군사도발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이 연일 내놓는 비난·협박 담화의 궁극적 대상은 결국 미국이라는 분석이다. 대북 제재의 목줄을 놓지 않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자극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의 강경노선 회귀는 이미 올해 초부터 결정돼 있었다”며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나 10월 노동당 75주년 행사 시점에 미국에 대한 ICBM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선권 북한 외무상은 지난 12일 담화에서 “미국의 장기적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핵 대응 전략을 밝혔다. 북한이 2017년 11월 시험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은 사정거리 1만3000여㎞로 미국 전역에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ICBM 개발을 ‘레드라인(인내심의 한계)’으로 삼고 있는 만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로 수위 조절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작년 7월 3000t급 SLBM 발사 잠수함을 공개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신형 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