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품목은 오히려 급락하면서 관련 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공급 과잉 때문이란 게 농산물유통업계의 설명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껍질을 까지 않은 피마늘 가격(10㎏ 상품)은 지난 12일 2만9600원에 머물렀다. 1년 전에 비해 41.3% 급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재배 면적이 크게 늘어나 올해 공급 과잉 현상이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늘 재배 면적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외에 이달 들어 생강(-28.0%) 토마토(-10.8%) 수박(-10.6%) 등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릿수 넘게 가격이 떨어졌다.

양파는 작년 가격 폭락의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2일 기준 양파(10㎏ 상품) 가격은 1만28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선 24.0% 높지만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을 뜻하는 평년 대비로는 16.5% 낮았다. 멀쩡한 양파 1만t 이상이 폐기 처분된 작년 수준은 아니지만 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공급 과잉 농작물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마늘 수요 확대를 위해 30억원을 쓰겠다고 1일 발표했다. 올해 햇마늘 중 1만2000t을 정부 주도로 소비한다는 계획이다. 약 6000t의 마늘은 미국 등에 수출하고, 4000t은 국내에서 소비자에게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양파는 농협의 사이버 농산물 도매시장 거래 품목으로 선정해 판로를 넓히기로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