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들이 협력업체 사업장에서 소방점검을 벌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직원들이 협력업체 사업장에서 소방점검을 벌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국내외 사업장뿐 아니라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경영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라고 보고 안전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스마트 팩토리가 확대되면서 2022년까지 국내외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산업용 로봇이 현재의 7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초 안전기준을 마련했다.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을 관련 법규와 규격에 맞게 설치 및 운영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산업용 로봇 안전 사양서’를 제작했다.

이 사양서는 △산업용 로봇의 이상작동을 방지할 수 있는 ‘제어 시스템 기준’ △안전펜스 등 ‘안전 보호장치 설치 기준’ △로봇 유형을 고려한 ‘안전 운전 기준’ 등을 담고 있다. LG전자는 생산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사양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산업용 로봇이 설치된 현장 사진도 사양서에 수록했다. 산업용 로봇을 설치한 국내외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기준 교육도 하고 있다.

협력사 상생에서도 안전은 빼놓을 수 없는 축이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매년 협력사를 방문해 사업장 내부에 화재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소방, 안전, 전기, 화학물질 등 6개 영역으로 구분해 점검이 이뤄진다.

LG전자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협력사와 위험요소 및 개선 노하우를 공유하고 협력사가 목표 수준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화재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특별점검을 벌여 화재의 주요 원인인 전열기 사용 및 정전기 발생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화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분석한 뒤 문제 해결 방안을 협력사에 제안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사고 위험성이 매우 높은 공정을 수행하는 고위험군 협력사의 생산 현장은 격월로 방문해 집중 점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협력사가 화재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화기작업사전공지제’를 ‘화기작업사전신고의무제’로 변경했다. 협력사가 용접, 용단 등 화기를 사용해 작업하기 전 LG전자에 신고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협력사가 예정된 작업을 하기 전에 안전 상태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사전 체크리스트를 전달했다. 현장에는 불티가 튀지 않도록 막는 방지커버, 소방장비 등을 설치하고 화기공사 지원을 위한 LG전자 전문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안전하게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사가 자발적으로 화재·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현장의 위험요소를 점검하는 일일점검시트를 배포하고 매일 관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 화재·안전 관리 역량을 향상할 수 있도록 연 2회 오프라인 교육을 하고 있다.

작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3년부터 ‘재해율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일반적인 재해율 지표보다 까다로운 ‘근로손실재해율(LTIFR)’을 도입했다. 재해율은 전체 근로자 중 재해근로자 비중을 나타내지만, LTIFR은 100만 시간당 발생한 근로손실 건수를 나타낸다.

LTIFR을 활용하면 기존 재해율보다 세밀하게 안전관리를 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재해 빈도수를 나타내는 도수율은 산업재해만 포함하는 반면 LTIFR은 산업재해뿐 아니라 질병, 상해 등을 포함한 근로손실건수를 모두 포함해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LG전자는 환경안전 리스크 관리 체계를 더 강화하기 위해 2014년 환경안전 규제 컴플라이언스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환경안전에 관한 국가별 규제 및 법규 정보 점검, 전 사업장의 규제 준수 현황 모니터링 등을 통해 규제 준수 리스크를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2008년에는 휴대폰 생산라인에 업무연속성관리(BCM) 체계를 도입하고 국제인증기관인 영국표준협회(BSI)로부터 경기 평택공장 휴대폰 제조라인, 자동차부품분야 IVI 사업부, 가산 R&D 캠퍼스 등에 대한 ‘ISO 22301(비즈니스연속성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해외에서도 LG전자 중국(옌타이, 칭다오, 쿤산) 및 베트남법인이 인증을 받았다. ISO 22301 인증은 기업이 재해·사고로 사업을 중단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정한 국제표준규격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