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北 도발 속 열린 6·15 기념식…"정세 엄중하다" [종합]

진보 원로들 나서 현안 진단
정세현 "김여정 리더십 공고화 작업"
문정인 "北 주민 설득용 도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남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15일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기념행사였지만 북한의 강경한 행보를 의식한 듯 현 상황에 우려를 표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쟁을 넘어로 평화로'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이낙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자리했다.

행사는 최근 이어지는 북한의 대남 도발을 의식한 듯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축사에도 현 상황의 엄중함을 지적하는 발언들이 담겼다.

민주당 6·15 공동선언 특별위원장이기도 한 김한정 의원은 "지금 남북정상회담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라면서 "정세가 엄중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오늘 아침 또다시 평화가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20년 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라면서 "6·15 공동선언은 김정일의 유훈적 의미도 갖고 있다. 북도 합의 정신을 지켜달라"라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 '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원내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도 추진돼야 한다"라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 대북 제재만을 금과옥조로 삼는다면 한반도의 평화도 실현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기념식 행사 이후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 원장의 특별강연과 문 특보, 정 부의장, 이 전 장관이 함께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이어졌다.

문 특보는 "갈 때까지 가야 남측도 변할 수 있고 미국도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라면서 "북한 주민들의 동요가 있다기보다 일종의 전략과 전술을 갖고 계획을 갖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전술적으로 나오거나 협상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적 위협을 겪고 있는 만큼 판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 적대적으로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북을 워싱턴식으로, 우리 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부의장은 "경제난 속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리더십을 확보해가는 과정에서 남쪽을 두드리는 일이 시작됐다"라면서 "그 작업(김 부부장의 리더십 확보를 위한 과정)이 끝날 때까지는 불편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분서주해도 (경제) 성과가 안 좋은데 최고 존엄이라 할 수 있는 김 위원장을 모독하는 표현들이 담긴 대북전단(삐라)가 지금 또 걸린 거다"라면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거다. 이 상황에서 김 제1부부장이 나서서 대남 적대 싸움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왼쪽부터)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 '전쟁을 넘어서 평화로'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