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후보)가 "김대중의 6.15와 문재인의 6.15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15일 SNS에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기대했던 6.15선언은 핵무장 국가 북한의 막말과 도발위협에 의해 이젠 먼 옛날의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라며 "6.15의 주역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안계시는데, 6.15를 계승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본래 대북정책과 다른 방향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이 교류협력 자체에 매몰되는게 아니라, 교류협력의 목표가 개혁 개방과 북한변화임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퇴임 후 동교동 사저에서 가끔 뵈었던 DJ께서 2003년 언저리쯤 제게 햇볕정책은 '트로이의 목마'라고 말씀했다"며 "북에 무작정 주는 선물이 아니라 그안에 개혁개방, 북한변화, 인권향상과 민주화라는 본래의 목표를 감추어놓은 트로이의 목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화해와 교류협력이 북한체제를 근본변화시키기 위한 효율적수단이라는 인식을 한번도 잊지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억도 소개했다. 그는 "2015년 언저리에 당시에도 대북전단 논란으로 제가 TV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다음날 출근길에 모르는 번호전화를 받았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였다"며 "어제 인터뷰 봤다면서 문 대표는 제게 대북전단이 '주권을 침해하는 국제법 위반 아니냐'며 의견을 물었다. 저도 전단살포의 부작용은 지적했지만 주권국가의 지도자를 비난하는 전단살포니 국제법상 주권침해라는 의견에는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국제법상 주권존중은 영토침공이나 내정간섭이나 주권개입을 금지한다는 것인데, 독재자의 실상을 알리는 행위가 주권침해라는 그의 주장은 상당히 앞서가는 논리였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박정희 독재시절 한국에 온 선교사들이 독재를 비판하고 외국의 인권단체가 박정희독재의 실상을 알리는 팜플렛을 배포하는 것도 주권침해가 되는 것이냐"며 "1979년 김영삼총재가 뉴욕타임즈와 회견에서 군사독재를 비판하고 미국의 박정권지지 철회를 요구했다고 제명강행한 군사독재의 논리와도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표의 대북전단 반대논리는 단순히 접경지역 불안, 긴장고조가 아니라 북한지도자에 대한 주권침해라는 보다 강경한 입장이었던 것"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DJ는 북을 개혁개방시켜 민주화와 인권향상시키겠다는 확고한 자유민주주의 인권운동가 시각이이었던 반면 문재인은 북을 주권국가로 존중하고 북한지도자를 합법적 지도자로 존중하는 국제법 시각이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DJ는 1999년 서해교전시 당당하고 단호한 대처로 북한 경비정을 격침시켰고 그다음해 정상회담을 성사시켰지만 문재인은 2017년 김정은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발사에도 전쟁반대와 평화의지만 역설했고, 하노이 노딜이후 북이 단거리미사일발사와 서해 포사격, GP총격과 남쪽에 대한 입에담기어려운 막말과 조롱에도 조용히 있다가 김여정이 전단시비 하자마자 전단막겠다고 남쪽민간단체에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DJ와 문재인의 대북정책은 목표와 접근방법이 다르다"며 "6.15를 계승한다면서 DJ의 대북정책 본질에서 벗어나 있는 문재인 정부다. 계승이 아니라 변질"이라고 비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