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배임 혐의로 구속된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앞두고 전격 사퇴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문 대표의 사퇴 사실을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보고했다.

신라젠은 지난달 경영진의 2000억원 안팎 배임 혐의가 적발돼 주식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거래소는 오는 19일까지 신라젠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신라젠 상장 전에 자기자금 없이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3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취득했다가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문 대표는 회사 경영 정상화와 주식시장에서의 거래 재개를 위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은 문 대표 사퇴 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신속하게 차기 대표를 선임하고 항암 바이러스 후보물질 ‘펙사벡’의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신라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결정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폐지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가게 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문 대표의 배임 규모가 상당한 데다 죄질이 좋지 않지만 신라젠 시가총액이 8000억원대에 이른다”며 “신라젠이 기술평가를 거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만큼 거래소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