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응답자 86% "정부 코로나19 대응 잘했다"…53개국 중 공동7위
전 세계 53개국 중 92%에 해당하는 49개국 시민들이 미국보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에서만 미국이 대응을 더 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에서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6%로 54개국 중 공동 7위 수준으로 높은 편이었다.
독일 리서치업체 달리아 리서치가 18∼19일 열리는 코펜하겐 민주주의 서밋을 앞두고 민주주의연합과 공동으로 전세계 53개국 시민 12만4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9개국에서 응답자 중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이 미국을 넘어섰다.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은 전체적으로 60%를 넘어선 반면,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국가별 응답자 중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은 중국이 95%로 가장 높았고,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이 중국보다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국가는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이들 국가에서 응답자 중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이들의 비율이 미국(53%), 일본(49%), 한국(30%), 대만(20%) 순으로,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 미국(41%), 일본(33%), 한국(29%), 대만(19%)을 넘어섰다.
조사대상 국가 응답자 중 자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은 중국·베트남(95%), 그리스·말레이시아(89%), 아일랜드·대만(87%), 한국·덴마크·호주(86%) 순이었다.
자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브라질(34%), 칠레(39%), 프랑스(46%), 스페인(50%), 일본(52%), 미국·이탈리아(53%)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각국에서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시민들의 비율과 자신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응답한 시민들의 비율 간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격차가 가장 커 시민들이 자국의 민주주의 수준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국가는 베네수엘라(50%), 폴란드(48%), 헝가리(42%), 우크라이나(39%), 태국(35%) 순이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5%, 한국이 민주국가라고 응답한 비율은 75%로 격차가 54개국 중 공동 하위 4위 수준으로 작은 편이었다.
조사를 진행한 민주주의연합은 2017년 덴마크 전 총리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전 사무총장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설립한 비정부기구(NGO)로, 전 세계의 민주 단체 구성원을 연결해 민주화 운동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코펜하겐 민주주의 서밋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 홍콩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의 조슈아 웡 비서장과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민주주의 리트머스 시험지"라면서 "이번 조사는 시민과 정부 간 민주주의에 대한 괴리를 드러내는 만큼, 각국 정부는 시민들이 코로나19 이후 민주주의와 자유가 확대되기를 원한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