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두 번째 심문이 16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손씨의 아버지가 재판을 참관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ZA.22925950.1.jpg)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범죄인 인도 청구 사건 2차 심문에서 손씨는 "철없는 잘못으로 사회에 큰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 용서받기 어려운 잘못을 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손씨는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다면 어떤 중형이든 다시 받겠다"면서 "가족이 있는 이곳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서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수억원 상당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를 상대로 한 성 착취 영상을 비롯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한 각종 자료 25만여건을 유통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그는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돼 올 4월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재수감된 상태다. 국내 재판 결과와 별개로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8월 아동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손씨를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손 씨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다.
손 씨의 아버지는 송환을 막기 위해 손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미국이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며 내세운 자금세탁 혐의를 한국에서 처벌받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하나의 범죄를 이중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에 따라 아들이 미국에서 처벌받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손 씨의 송환에 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 최종 결정을 다음달 7일로 미뤘다. 당초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마친 뒤 곧바로 손 씨의 인도 여부를 밝힐 예정이었다.
모든 죄목의 형량을 각각 매겨 전부 더하는 미국법을 적용할 경우 손 씨는 최소 75년에서 최대 100년 이상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