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앨리슨 '도미노피자' CEO "피자는 IT다" 입버릇처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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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주문·배송에 과감한 베팅
소비자 직거래로 실적·주가 질주
'언제 어디서든 신속 배달'
코로나에도 실적·주가 '펄펄'
컨설턴트 출신 엘리트의 패기
소비자 직거래로 실적·주가 질주
'언제 어디서든 신속 배달'
코로나에도 실적·주가 '펄펄'
컨설턴트 출신 엘리트의 패기
미국 1위 피자업체 도미노피자가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8억7300만달러(약 1조500억원)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6% 늘어난 1억5600만달러(약 1877억원)를 기록했다. 도미노피자는 한동안 성장 정체를 겪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향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가는 지난 석 달간 13%가량 올랐다. 이 기세를 몰아 직원 1만여 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매장이 폐쇄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다른 외식업체들과 달리 도미노피자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꾸준히 투자해 온 주문 및 배달 서비스 등 관련 인프라가 뒷받침된 덕분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주문 및 배달에 과감한 선투자
“도미노피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2018년 7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리치 앨리슨이 입버릇처럼 했던 이야기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수년간 디지털 주문 및 배송 등 IT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해 왔다.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주문하고, 우리는 신속하게 배달하자’는 게 도미노의 모토다.
다른 외식업체들이 배달 대행업체와 손잡을 때 도미노피자는 D2C(소비자와 직접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며 ‘마이 웨이’를 택했다.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채팅로봇인 도미챗을 통해 피자를 주문할 수 있다. 구글 홈과 페이스북 메신저, 애플워치, 트위터 등 15개에 달하는 다양한 IT 플랫폼에서도 가능하다. 이 같은 디지털 주문이 전체 주문의 65%를 넘는다. 소비자가 도어대시나 그럽허브와 같은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수수료를 30% 부과한 뒤 자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주문뿐 아니라 배달 서비스 분야에서도 IT를 융합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로 피자를 배달시킨 뒤 소비자가 네 자리 코드를 입력해 자신의 피자를 찾는 방식은 도미노가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다. 최대 80개의 피자를 적재할 수 있는 배달차량 DXP를 비롯해 드론 e바이크(전기자전거), 무인 배달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에 투자해 배달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자
최초의 도미노피자 매장은 1960년 톰 모너건과 그의 동생이 미시간대 길 건너에 열었던 게 최초다. 당시만 해도 캠퍼스 인근 식당은 오후 7시만 되면 문을 닫았다. 창업자 형제는 ‘학생들이 배고플 때 피자를 직접 가져다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미국 최초로 피자 배달을 시작했다. 피자 배달의 원조인 만큼 배달 서비스에 대한 도미노피자의 애정은 남다르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도미노피자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자 체인은 아니었다. 도미노피자는 주문 및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피자 본연의 맛을 내는 데 집중했다. “냉동 피자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 빨리 배달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도미노피자는 신선한 피자를 만들어 30분 내 가져다 준다”는 게 회사 측 철학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토핑 등 메뉴를 재구성할 수 있다. 앨리슨 CEO가 전 세계 도미노 매장을 부지런히 다니며 현장에서 생생한 아이디어를 얻고 응용하는 배경이다.
이처럼 집중적인 투자를 한 덕분에 도미노피자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31%다. 독보적인 1위다. 경쟁사인 리틀시저스(16%)와 피자헛(13%), 파파존스(11%) 등과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세계 90개국 1만7000여 곳의 매장에서 매일 피자 300만 개씩 판매하는 세계 최대 피자업체가 됐다. 앨리슨 CEO는 “도미노에는 해가 지는 법이 없다”고 공언했다.
앨리슨 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직원 1만 명 추가 고용 방침을 공개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12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배달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관련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배달은 우리 업(業)에서 매우 중요하며 소비자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배달이 외식업계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미노피자에 대한 월가 및 동종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장학기금 만들어 후배들도 양성
올해 53세인 앨리슨 CEO는 노스캐롤라이나 토박이다. 미국 ‘공립대의 아이비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딜로이트에서 일하다 같은 학교의 캐넌 플래글러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이수했다.
1999년부터 11년 동안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식음료와 유통, 제조, 물류 등 다양한 업종을 거쳤다. 그는 “컨설턴트 경험을 통해 비전을 세우고 팀을 짜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수없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에 합류한 건 2011년이다. 7년여간 글로벌부문 부사장 및 사장을 거치면서 글로벌시장 공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CEO 선임 당시 데이비드 브랜드 이사회 의장은 “앨리슨은 도미노피자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앨리슨의 가족은 모두 노스캐롤라이나대 동문이다. 아내인 수잔과는 캠퍼스 커플이었다. 딸 에밀리는 경영학 학사, 아들 제이크는 회계학 석사과정을 각각 밟았다. 앨리슨 부부는 2017년 ‘리치 앤드 수잔 앨리슨 장학기금’을 만들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1 대 1 멘토링, 정보 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앨리슨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젊은이들을 격려해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앨리슨은 국제적인 경험을 강조한다. ‘다른 나라에서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통해 코스모폴리탄(세계인)으로 클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내와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살고 있다. 취미는 여행과 운동이다. 기억에 남는 휴가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즐겼던 사파리였다. 달리기와 사이클링, 골프 등 운동에도 능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프라이팬을 잡고 파스타와 리소토 등을 요리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주가는 지난 석 달간 13%가량 올랐다. 이 기세를 몰아 직원 1만여 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매장이 폐쇄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다른 외식업체들과 달리 도미노피자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꾸준히 투자해 온 주문 및 배달 서비스 등 관련 인프라가 뒷받침된 덕분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주문 및 배달에 과감한 선투자
“도미노피자는 정보기술(IT) 기업이다.” 2018년 7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리치 앨리슨이 입버릇처럼 했던 이야기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수년간 디지털 주문 및 배송 등 IT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해 왔다.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주문하고, 우리는 신속하게 배달하자’는 게 도미노의 모토다.
다른 외식업체들이 배달 대행업체와 손잡을 때 도미노피자는 D2C(소비자와 직접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며 ‘마이 웨이’를 택했다.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채팅로봇인 도미챗을 통해 피자를 주문할 수 있다. 구글 홈과 페이스북 메신저, 애플워치, 트위터 등 15개에 달하는 다양한 IT 플랫폼에서도 가능하다. 이 같은 디지털 주문이 전체 주문의 65%를 넘는다. 소비자가 도어대시나 그럽허브와 같은 배달 앱으로 주문하면 수수료를 30% 부과한 뒤 자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주문뿐 아니라 배달 서비스 분야에서도 IT를 융합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로 피자를 배달시킨 뒤 소비자가 네 자리 코드를 입력해 자신의 피자를 찾는 방식은 도미노가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다. 최대 80개의 피자를 적재할 수 있는 배달차량 DXP를 비롯해 드론 e바이크(전기자전거), 무인 배달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에 투자해 배달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자
최초의 도미노피자 매장은 1960년 톰 모너건과 그의 동생이 미시간대 길 건너에 열었던 게 최초다. 당시만 해도 캠퍼스 인근 식당은 오후 7시만 되면 문을 닫았다. 창업자 형제는 ‘학생들이 배고플 때 피자를 직접 가져다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미국 최초로 피자 배달을 시작했다. 피자 배달의 원조인 만큼 배달 서비스에 대한 도미노피자의 애정은 남다르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도미노피자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자 체인은 아니었다. 도미노피자는 주문 및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피자 본연의 맛을 내는 데 집중했다. “냉동 피자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 빨리 배달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도미노피자는 신선한 피자를 만들어 30분 내 가져다 준다”는 게 회사 측 철학이다.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토핑 등 메뉴를 재구성할 수 있다. 앨리슨 CEO가 전 세계 도미노 매장을 부지런히 다니며 현장에서 생생한 아이디어를 얻고 응용하는 배경이다.
이처럼 집중적인 투자를 한 덕분에 도미노피자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31%다. 독보적인 1위다. 경쟁사인 리틀시저스(16%)와 피자헛(13%), 파파존스(11%) 등과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세계 90개국 1만7000여 곳의 매장에서 매일 피자 300만 개씩 판매하는 세계 최대 피자업체가 됐다. 앨리슨 CEO는 “도미노에는 해가 지는 법이 없다”고 공언했다.
앨리슨 CEO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직원 1만 명 추가 고용 방침을 공개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12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배달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관련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배달은 우리 업(業)에서 매우 중요하며 소비자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배달이 외식업계의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미노피자에 대한 월가 및 동종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장학기금 만들어 후배들도 양성
올해 53세인 앨리슨 CEO는 노스캐롤라이나 토박이다. 미국 ‘공립대의 아이비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딜로이트에서 일하다 같은 학교의 캐넌 플래글러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이수했다.
1999년부터 11년 동안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식음료와 유통, 제조, 물류 등 다양한 업종을 거쳤다. 그는 “컨설턴트 경험을 통해 비전을 세우고 팀을 짜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수없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에 합류한 건 2011년이다. 7년여간 글로벌부문 부사장 및 사장을 거치면서 글로벌시장 공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CEO 선임 당시 데이비드 브랜드 이사회 의장은 “앨리슨은 도미노피자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앨리슨의 가족은 모두 노스캐롤라이나대 동문이다. 아내인 수잔과는 캠퍼스 커플이었다. 딸 에밀리는 경영학 학사, 아들 제이크는 회계학 석사과정을 각각 밟았다. 앨리슨 부부는 2017년 ‘리치 앤드 수잔 앨리슨 장학기금’을 만들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1 대 1 멘토링, 정보 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앨리슨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젊은이들을 격려해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앨리슨은 국제적인 경험을 강조한다. ‘다른 나라에서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통해 코스모폴리탄(세계인)으로 클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내와 미시간주 앤아버에서 살고 있다. 취미는 여행과 운동이다. 기억에 남는 휴가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즐겼던 사파리였다. 달리기와 사이클링, 골프 등 운동에도 능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프라이팬을 잡고 파스타와 리소토 등을 요리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