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건 계기로 식민지 뜻 가진 '콜로니얼' 문제삼아

호주에서 영국 식민지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한 맥주 회사의 이름을 바꾸라는 요구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호주서 "식민지 시대 떠올리게 한다" 회사명 변경 요구
16일(현지시간) 호주 전국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 수제 맥주 회사인 '콜로니얼 양조'(Colonial Brewing Co)는 회사 이름에 '식민지' 뜻을 가진 '콜로니얼'이 영국 백인들에 의해 원주민들이 학살당한 식민지 정착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며 회사명을 변경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호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콜로니얼 양조'의 이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온 언론인 사드 드소우자는 "콜로니얼 양조 같은 이름은 세계 각지의 고유한 문화와 나라들을 멸망시킨 식민지 역사를 찬양·미화한다"면서 "사람들이 그 회사 맥주를 마시는 것을 보면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강조했다.

멜버른의 주류업체인 블랙하츠 앤 스패로우즈는 앞으로 콜로니얼 맥주를 취급하지 않기로 하고 기존 재고 물량에 대한 판매 수익금도 원주민 권익 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서부의 서호주주(州)와 남부의 빅토리아주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양조는 회사 이름에 인종 차별적 의미가 있다는 비판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로렌스 다우드 사장은 "콜로니얼 이라는 이름은 회사를 창업할 때 포도주 생산 지역을 수제 맥주로 정복해 '식민화' 하자는 뜻이 갖고 있다"면서 "호주의 식민지 시대를 기념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데도 이런 비판을 받다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회사명에 대한 반인종차별 운동가들의 우려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