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이날 서울 등촌동 본사에서 열린 임원회의를 통해 부문장 이상 임원들이 6월 급여부터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DB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 등촌동 본사에서 열린 임원회의를 통해 부문장 이상 임원들이 6월 급여부터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위기 상황에 처한 대형마트 업계에서 우울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낸 홈플러스는 점포 매각에 이어 임원 급여를 반납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오프라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롯데그룹의 롯데마트는 연내 17개 점포의 문을 닫기로 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 등촌동 본사에서 열린 임원회의를 통해 부문장 이상 임원들이 6월 급여부터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임원 급여 반납은 홈플러스 창립 이후 첫 사례다. 2017회계연도 이후 사장 이하 모든 임원들의 급여가 매년 동결된 상황에서 부진한 실적을 반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실적이 창사 이래 최악을 기록해 임일순 사장과 홈플러스 임원들이 함께 스스로 내린 ‘생존결단’인 셈"이라며 "3개 내외의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유동화 진행을 검토하는 등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고, 임원들이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 속 코로나19 사태 여파까지 겹쳐 2019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당기순손실이 5322억원에 달했다.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을 낸 것이다. 지난해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4.69%, 영업이익은 38.39% 감소했다.

롯데쇼핑 소속 롯데마트에서는 올해 점포 폐점 소식이 잇따를 예정이다.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구조조정 대상의 60%를 연내에 정리하기로 결정한 결과다. 이에 롯데마트 16개가 올해 안에 문을 닫는다. 2분기에 롯데마트 양주점·천안아산점·VIC신영통점(창고형할인점)을 닫고 하반기에 13개를 추가로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125개이던 롯데마트 국내 매장은 올해 말 109개로 줄게 된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 5개, 롯데슈퍼 74개, 헬스&뷰티(H&B)스토어 롭스 25개 등 120개 매장이 연내 폐점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e커머스(전자상거래)로 유통업계 축이 전환하면서 대형마트 규제, 코로나19 악재까지 덮친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부진을 떨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된 만큼 8월까지는 관련 매출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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