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성형외과 원장 수사 촉구한 까닭

조계종 스님과 불자들이 '감로수' 생수 사업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챙긴 의혹을 제기하며 성형외과 원장 김모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김씨는 재벌 인사 등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계종 노동조합과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등 불교시민단체 소속 스님과 불자 156명으로 구성된 '감로수 비리척결을 위한 사부대중 일동'은 18일 "원장 김씨는 성형외과 주소로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지난 10년 동안 5억원 가량의 감로수 홍보로열티를 챙겼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김 씨를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페이퍼컴퍼니인 '정'은 감로수를 홍보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유령' 사업자였다"며 "홍보와 마케팅을 해주겠다는 계약서대로 한 적이 전혀 없으며, 김씨 본인의 성형외과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개인 스포츠카 구입 등에 사용하는 횡령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성형외과 원장 김씨는 주식회사 '정'에서 감사를 맡고, 김씨의 어머니 이모씨는 대표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은 2011년 하이트진로음료와 손잡고 사찰에 제공하는 감로수 생수 사업을 시작했다. 조계종 노조는 지난해 4월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감로수 판매 로열티 중 5억원 가량을 종단과는 무관한 주식회사 정에 별도 지급해 종단에 손해를 끼쳤다며 그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과 검찰은 자승 스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자승 스님은 경찰 조사에서 감로수 판촉 마케팅을 담당했던 주식회사 정의 존재를 몰랐으며, 감로수 500㎖ 1병당 50원의 판촉 수수료가 지급된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노조 측은 서울고검에 항고장을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이 사건은 대검에 재항고해 계류 중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