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자신을 맹비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미친(wacko)' '지루한' '멍청이' 등의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의 너무나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책은 거짓말과 가짜 스토리들로 이뤄져 있다"며 "내가 그를 해고했던 날까지는 나에 대해 좋은 말만 했다. 그는 전쟁하는 것만 좋아하고 불만에 가득찬 바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배척당하고 행복하게 버려졌다. 정말 멍청하다"면서 "부시 대통령도 볼턴을 해고했다. 볼턴은 무능하다"고 깎아내렸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앙숙으로 돌변한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년간의 북미 대화 뒷이야기를 작심 폭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곧 출간 예정인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무지에 대한 비판이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영국이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거나, 핀란드가 러시아의 일부인지 묻곤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통치와 외교에 있어 철학보단 주로 직감과 본능에 따랐다는 평가도 회고록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볼턴 전 보좌관은 재직기간 막바지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으로 불화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 직을 그만둔 뒤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공개 비판해 왔다.

그는 직을 그만둔 직후인 작년 9월18일 비공개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대이란 협상에 대해 "실패할 운명"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오는 23일 발간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회고록 출판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날 가처분 신청도 냈다. 그러나 회고록에 담긴 내용이 주요 언론을 통해 줄줄이 공개되면서 출간되기도 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이 쏠렸다. 올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