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이스타항공이 보증을 선 타이이스타젯이 새 변수로 떠올랐다. 계약 선결 조건이었던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 간 보증 해소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이스타항공의 지급 보증을 문제 삼고 나섰다. 타이이스타젯은 2017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과 현지 기업인 타이캐피털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 리스비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대신 지급하는 보증계약을 맺었다. 보증액은 약 38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시 ‘타이이스타젯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책임지고 계약 종료 시한까지 해결한다’는 조건 아래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스타항공이 자금난에도 불구하고 수백억원의 항공기 리스 채무 보증을 섰다는 사실이 알려져 ‘방만 경영’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 간 보증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약 25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임금 체불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제주항공이 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보증 문제는 계약 당사자인 이스타항공에 책임이 있다”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책임을 묻고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하며 제주항공 압박에 나섰다. 오는 26일 임시 주총에서 발행 주식 총수 확대를 비롯해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신규 이사와 감사 후보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총 일정이 나오자 업계에선 이스타항공이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라고 제주항공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계약 선결 조건이 충족되지도 않았는데, 독자적으로 주총을 소집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