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북관계 교착의 책임을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돌렸다.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렸고, 그럴 만하다고 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그러나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한 압박행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다"란 트윗을 올렸다.

이어 "그는 볼턴을 근처에 두고 싶어하지 않았다.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그게 초기였다.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트윗은 장기간 협상 교착을 면치 못하는 북미관계의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볼턴 전 보좌관이 '선 핵폐기'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을 내세워 미·북 관계에 진전이 없었다는 논리다. 리비아 모델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사망으로 이어져 북한이 싫어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페이스 더 네이션'은 CBS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하한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폭스뉴스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연달아 출연,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언급을 내놨다. 이는 볼턴 전 보좌관의 취임 후 첫 인터뷰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도 최근 북한의 대남압박 행보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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