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옹호'로 교회 재판 넘겨진 이동환 목사 인터뷰
"목회자가 동성애 옹호로 처벌 위기까지 가기는 처음…'악법' 개정 운동하겠다"
"성소수자 축복했다고 벌준다면 전두환에 기도한 이들 처벌해야"
퀴어 문화축제에서 성 소수자들에게 꽃잎을 뿌리며 축복했다가 교회 재판에 넘겨진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는 19일 "성소수자를 축복했다고 벌을 준다면 과거 박정희, 전두환을 위한 조찬기도회에서 기도를 한 분들도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목사는 이날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퀴어 문화축제에서 축복식 예문을 읽고, 축복의 의미로 꽃잎을 뿌린 게 전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경기연회 심사위원회는 17일 이 목사가 퀴어 문화축제에서 한 행동이 '동성애 찬성·동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리고 연회 재판위원회에 기소했다.

기감 교단의 헌법으로 볼 수 있는 '교리와장정'은 범과(犯過·잘못을 저지름) 중 하나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교역자는 정직, 면직 또는 출교 등 중징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목사는 "목사가 누군가에게 축복기도를 해 준 것이 처벌을 받는다는 자체가 문제"라며 "(해당 교회법 법령은) 분명 고쳐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 안에서 오히려 교회가 나서서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제 사건을 통해서 (이런 문제가) 많이 알려지고, 각성과 회개하는 과정을 거쳐 교회가 변화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성소수자 축복했다고 벌준다면 전두환에 기도한 이들 처벌해야"
이 목사는 성경에 동성애 금지 관련 구절이 7곳 정도 나오지만, 이는 그 당시 사회·문화적 제약 안에서 쓰인 것으로, 이런 고려 없이 오늘날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성경도 현재의 문화적, 시대적 상황 안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교회 안에서 커밍아웃하며 알게 된 성소수자 성도(신도)가 있다"면서 "그분을 통해 퀴어 문화축제에 참가하게 됐고, 축복식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성도분들 사이에서도 이런(동성애) 문제를 이해하는 분들이 있어 함께 기도하고 있다"며 "교인 분 중에서는 이번 일로 제가 몸을 상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퀴어 신학' 목사님이나 동성애와 관련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정회원 진급이 누락된 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목회자가 동성애 관련 규정으로 처벌 위기까지 가게 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재판에는 성실히 임하되 재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면서 재판을 받도록 하겠다"며 "재판과 별개로 감리교의 법이 분명히 악법이기 때문에 다른 목회자들과 이 부분을 고쳐나가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