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캐나다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러스에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한다. 화웨이가 공급사에서 배제되면서 삼성전자가 기회를 잡았다.

삼성전자는 텔러스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19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비디오트론의 장비 공급사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두 번째 캐나다 시장 진출이다. 텔러스는 약 960만 명(점유율 28%)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로저스, 벨에 이은 캐나다 3위 사업자다.

캐나다 통신사들은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 텔러스는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해왔다. 그러나 다른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5G 사업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텔러스는 화웨이를 대신해 삼성과 더불어 에릭슨, 노키아를 5G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구체적인 장비 종류와 수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캐나다 통신장비 시장에서 메이저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5G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에서 속속 신규 계약을 따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비디오트론을 시작으로 올 2월 미국 US 셀룰러, 3월 뉴질랜드 스파크, 이번 텔러스까지 6개월 만에 네 번의 5G 장비 신규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이전 세대 네트워크에서는 삼성전자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장비 공급사를 아예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US 셀룰러와 신규 계약을 맺은 것과 더불어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와는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과 함께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5대 통신사 중 T모바일을 제외한 모든 곳에 삼성전자 장비가 들어간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잡았지만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