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는 4만9000원 확정
바이오 열풍 타고 '흥행 대박'
기관 81%가 보호예수 확약
23~24일 일반투자자 청약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7~1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SK바이오팜의 수요예측이 835.7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2014년 11월 상장한 삼성SDS의 수요예측 경쟁률(651 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외 기관 약 1076곳이 참여했다.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범위의 상단인 4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보다 낮은 가격을 적어낸 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공모주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보호예수 확약을 제시했다. 전체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81.15%가 확약했다. 확약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수요예측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삼성SDS의 보호예수 비율은 48.1%였고 제일모직은 35.1%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확약 비율은 24.6%에 그쳤다. SK바이오팜은 79억6643만8986주가 의무보유 확약을 신청했고 이 중 6개월 확약이 50.9%에 달했다. 3개월 확약이 38.6%, 1개월 확약은 8.8%였다.
SK바이오팜은 수요예측이 크게 흥행했지만 공모 물량을 확대하거나 공모가를 밴드 상단 이상으로 올리지 않았다. 공모가가 4만9000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공모자금은 총 9593억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8373억원이다.
증권가는 SK바이오팜이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공모가를 낮춘 것을 흥행 요인으로 꼽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기업가치가 최대 5조원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기업가치를 3조8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최근 주식 시장이 회복되고 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도 흥행에 성공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의 두 배 이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 시총 50위 내로 진입하면 신규 상장종목 특례로 9월 10일 선물·옵션 만기일에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다.
이번 공모는 신주 모집 1331만3250주와 구주 매출 626만5060주로, 구주 매출은 SK 지분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SK바이오팜은 SK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SK는 이번 상장으로 최대 약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일반 공모 물량은 1566만2648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다. 이를 기관투자가(1174만6986주)와 일반 청약자(391만5662주)가 나눠 배정받는다. 일반 투자자 대상의 청약은 오는 23~24일, 상장일은 다음달 2일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