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한 교실당 20명으로 제한하고 책상은 1.5m씩 띄워 배치
방호복 차림 감독관 수험생 열화상 체크, 손 소독 방역 거들어
석달만에 치러진 소방공무원 시험…마스크, 라텍스장갑끼고 응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속에 20일 소방공무원과 법무사 시험에 응시한 전국의 5만7천여명의 수험생이 전국 곳곳에서 시험을 치렀다.

지난 13일 19만여명이 몰렸던 올해 최대규모 공무원 공채시험에 이어 1주일 만에 대규모 전국 단위 동시 시험이 또 열린 탓인지 응시생·시험 관계자·방역 당국 모두 긴장 상태에서 시험에 임했다.

소방공무원 시험은 올해 3월 28일 예정됐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석 달이나 늦춰져 치러진 탓인지 응시생들의 긴장감은 더해 보였다.

서울시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필기시험 고사장인 서울 노원구 청원학원(청원중·청원고·청원여고)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미래의 소방관을 꿈꾸는 응시생 1천여명이 몰렸다.

시험 감독관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외부인 출입을 막고, 마스크를 쓴 응시생들만 학교 안으로 들여보냈다.

일부 감독관 중에는 비닐로 된 방호복을 입고, 투명 플라스틱 가림막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도 있었다.
석달만에 치러진 소방공무원 시험…마스크, 라텍스장갑끼고 응시
수험생들은 한명씩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 검사를 받았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기침을 하는 응시생들은 별도로 마련된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거나 인근 보건소로 이송하도록 했다.

올해 처음 소방공무원에 도전한 이 모(37) 씨는 "지난주 공무원 시험이나 총선도 무난하게 잘 진행돼 큰 걱정은 없다"며 "시험을 보기 훨씬 전부터 모임을 줄이고 사람 많은 곳을 피했는데, 다른 응시생들도 함께 조심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 삼현여중에 마련된 시험장에서도 모든 응시생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교문에 들어섰다.

입실 시간 이전에 도착한 응시생들은 방역 작업 탓에 교실로 곧장 입장하지 못하고 건물 입구부터 1.5m 간격으로 줄을 선 채 작업이 끝나길 기다리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온몸에 방호복을 걸친 감독관들은 응시생마다 일일이 열화상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안내하며 코로나19 예방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석달만에 치러진 소방공무원 시험…마스크, 라텍스장갑끼고 응시
삼현여중 감독관은 "방호복을 입었지만 그나마 흐린 날씨여서 다행"이라며 "응시생들도 다들 감독관 지시를 잘 따르면서 시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전북지역 시험장 중 한 곳인 전주시 완산구 기전중학교에서는 감염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는 물론 라텍스 장갑을 손에 착용한 응시생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

수험생 김 모(24) 씨는 "요즘 같은 때에 사람이 모이는 곳에 있는 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시험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착용한 마스크 때문에 답답하고 거추장스럽지만, 그간의 노력이 보답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전남중학교에서는 250여명의 응시생이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하며 법무사 시험을 치렀다.

교문 앞에서 1차 본인 확인 후 학교 건물 현관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을 확인하고 열 증상이 있는 경우 접촉식 온도계로 37.5도 이상인지를 재차 살피며 감염 예방에 힘썼다.
석달만에 치러진 소방공무원 시험…마스크, 라텍스장갑끼고 응시
4천830명을 뽑는 이 날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필기시험에는 5만2천여명이, 120명을 최종선발하는 법무사시험에는 4천여명이 응시했다.

소방공무원 시험은 전국 119개 시험장 2천659개 시험실에서 실시됐다.

소방청과 법원행정처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등 응시자 안전을 위해 시험실 1곳당 수용인원을 20명 이하로 제한하고 최소 1.5m 이상 간격을 유지하도록 자리를 배치했다.

또 응시생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 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확인을 거쳐 시험장에 입실했다.

감독관들은 본인 여부를 확인할 때 외에는 응시생들이 마스크를 벗지 못하도록 했다.

소방청은 시험 종료 후에도 시험실별로 순차적으로 퇴실하도록 해 한꺼번에 응시생들이 몰려나가는 감염위험 상황을 방지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김승욱 김철선 박정헌 임채두 여운창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