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을)은 21대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하자마자 기업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의 기업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등 대기업 임원들을 초청해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에게는 전화를 걸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력 산업인 바이오산업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는 미래차 산업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양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대기업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까지 정치가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지 못했는데 기업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듣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 출신이다. 광주여상을 졸업해 연구 보조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임원까지 올랐다.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 찾기 힘든 4대 그룹 출신 인사다. 양 의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도발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기업의 반도체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을 책임질 대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 기업 TF에서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등 대기업 관계자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양 의원은 "기업 출신이다 보니 대기업 관계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거부감 없이 어려움을 털어놨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인을 모셔서 이야기를 들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법이 있다면 면밀히 살펴 한시적으로 풀 수 있는 건 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참석한 기업들은 위기 상황에서 고용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양 의원 역시 고용 유연성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이 해고를 금지하는 긴급재정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국민의 입장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인재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필요한 인재 역시 바뀐다"며 "국가가 고용을 창출할 수 없으니 기업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용 유연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안전망은 필수적이라는 게 양 의원의 생각이다. 양 의원은 "혁신은 기업이 담당하고, 포용은 국가가 담당해야 한다"며 "근로자가 불안하지 않도록 전 국민 고용보험과 같은 정책적 뒷받침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노동이 단순히 생계 수단으로밖에 역할을 못 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근로자의 지위는 더욱더 위태로울 것"이라며 "근로자의 역량을 향상하는 데 국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지역구 공약인 미래차 원스톱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을 맡게 된 양 의원은 지난 17일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도 "경제자유구역의 본래 목적인 기업 유치를 위해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재계에서 삼성과 현대차, LG 등 대기업이 친환경 미래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합종연횡을 벌이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대기업 간 융복합 협력 관계가 많이 나올 것 같다"며 "최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광주에 관련 기업 유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