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대형학원, 뷔페식당을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되는 데다 대전 등 충청권에서도 감염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확진자 유입이 늘어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는 입국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파키스탄·방글라데시發 확진자 이틀새 27명…정부, 입국 제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이런 대책을 결정했다. 지난 2일부터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헌팅포차, 감성주점, 단란주점 등 8개 고위험시설에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한 데 이어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새롭게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업체는 23일 오후 6시부터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시설 안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출입자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뷔페식당에서는 공용 집게, 접시, 수저 등을 쓸 때 비닐장갑을 끼거나 손소독제로 손을 깨끗이 소독해야 한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발(發) 확진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올 4월 비자 심사를 강화한 뒤 하루 1000명대로 떨어졌던 외국인 입국자는 지난달부터 1300명대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주(12~18일) 하루 평균 내국인 2452명, 외국인 1048명이 입국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유입 환자는 주말 이틀간 39명에 이른다. 파키스탄 입국자가 18명, 방글라데시가 9명으로 많았다. 금어기가 풀려 원양어선 선원들이 들어오는 데다 농번기 농촌 일손을 돕기 위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늘었다. 방역당국은 외교·관용이나 중요한 사업상 목적이 아닌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신규 비자는 발급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이 지역을 오가는 부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도 중단한다. 국내에 자가격리 장소가 없으면 이 지역에서 비전문취업비자(E-9)로 입국하지 못한다. 고득영 중대본 해외입국관리반장은 “최근 확진자가 많이 들어온 것은 부정기 항공편 때문”이라며 “이를 중단하면 그런 (대규모 입국)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 방역 조치를 강화했지만 이 지역 이동량은 다시 늘었다. 휴대폰 이동량, 카드 매출 등을 통해 파악한 13~14일 수도권 주민 이동량은 6~7일보다 2.3% 증가했다.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 전 주말(5월 23~24일)의 99% 수준이다. 7~20일 국내 신규 환자는 하루 평균 46.7명이다. 직전 2주(5월 24일~6월 6일) 39.6명보다 늘었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 비율은 10.6%에 이른다. 나이 많은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 50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은 5월 둘째주 11.7%에서 지난주 50%로 다섯 배 증가했다. 지난 2일 8명이었던 위중·중증 환자는 20일 34명으로 네 배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일 기준 48명이다. 19일 67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말(발표 기준)에만 확진자가 115명 늘었다. 주말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은 6~7일 108명 이후 2주 만이다.

강영연/이지현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