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날은 하지인 6월 21일지만, 올해는 아니다. 낮 두 시간 가까이 해가 달에 절반 정도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3분(서울 기준)부터 부분일식이 시작된다. 이후 오후 5시2분께 절정에 달해 서울은 태양 면적의 45%를 가리게 된다. 오후 6시4분에는 달이 해와 멀어지면서 부분일식이 종료된다.

이날을 놓치면 10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부분일식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눈으로 직접 관측을 해서는 안 된다. 태양 빛을 맨눈으로 보면 열 손상과 자외선으로 인한 시력 저하나 최악의 경우 실명 위험이 있어서다.

천문연 등에 따르면 이번 부분일식은 서쪽 시야가 트인 곳에서 관측할 수 있다. 다만 직접 관측을 원한다면 국립과학관이나 천문대의 전문 장비, 태양필터가 장착된 안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태양필터는 코팅이 짙어 태양에서 오는 광선의 세기를 감소시켜죽 때문이다.

태양필터를 사용하더라도 관측은 3분 이내로 짧게 보는 것이 좋다. 태양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망원경이나 카메라, 선글라스 등으로 태양을 봐서는 안 된다.
일식의 종류와 원리/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일식의 종류와 원리/사진제공=한국천문연구원
전문 장비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은 관련 기관에서 하는 관측 생중계를 보며 간접 관측하는 것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날 오후 3시50분부터 2시간20분 동안 과학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실시간으로 부분일식을 생중계한다.

서울시가 시민들이 집에서 부분일식을 관측할 수 있도록 '서울의 산과공원' 홈페이지에 택배상자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일식 관측상자 제작법'을 소개한다는 것도 참고해 볼 만 하다.

일식은 지구·달·태양이 일직선으로 놓이면서 달이 해를 가리는 현상이다. 해가 가려지는 정도를 기준으로 부분일식, 개기일식, 금환일식으로 구분된다. 이중 부분일식은 해의 일부가 가려지는 경우, 개기일식은 전부 가려지는 경우를 말한다. 금환일식은 태양의 가장 자리 부분이 금가락지처럼 보이는 것을 일컫는다.

일식 형태가 달라지는 것은 지구와 달의 거리와 위치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일식이지만 지구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금환일식이 될 수도, 부분일식으로 보일 수도 있다. 21일 우리나라는 부분일식이지만 동유럽, 아프리카 동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금환일식으로 관측된다.

올해 일식 현상은 오는 12월에도 예정돼 있다. 남아메리카 남부, 남극, 아프리카 남서부 지역 등에서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만약 이번 부분일식을 못 봤다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음 부분일식은 10년 뒤인 2030년 6월 1일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