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30% 비싸다"…구글·애플 앱장터에 반기 드는 글로벌 기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구글·애플, 앱장터 90% 과점
미국·일본·유럽 등 앱 개발사
글로벌 공략위해 '울며 겨자먹기'
脫 구글·애플 시도 거세지만
유통판도 바뀔지는 미지수
미국·일본·유럽 등 앱 개발사
글로벌 공략위해 '울며 겨자먹기'
脫 구글·애플 시도 거세지만
유통판도 바뀔지는 미지수
구글과 애플의 앱 장터 과점을 둘러싼 갈등이 번지고 있다. 글로벌 앱 유통 점유율 90%가 넘는 구글과 애플은 앱 장터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최대 30%를 가져간다. 이 때문에 구글과 애플로부터 벗어나려는 기업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앱 장터를 운영하는 구글과 애플이 챙기는 수수료가 너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반독점 조사 착수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리는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아이폰 운영체제(iOS) 기반의 기기에서 가상지불 기능을 쓰지 못하게 막았다. 가상지불은 위챗의 기업·조직 계정에서 부가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이 위챗의 가상지불을 ‘인앱구매’로만 할 수 있게 설정한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다. 사용자가 인앱구매로 서비스를 사면 매출의 30%를 애플이 가져간다.
구글과 애플 중심의 유통 플랫폼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 미국 게임업체 에픽게임즈는 자사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글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유통하지 않았다. 대신 자사 홈페이지에서 게임을 설치할 수 있는 파일(apk)을 따로 배포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30% 수수료는 과도한 비용”이라며 “게임 개발자는 나머지 70%로 게임 개발, 운영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사용자들이 iOS 앱 외부에서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웹브라우저를 연동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음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포티파이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애플이 부과하는 30%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소했다. 애플 음원 서비스인 애플뮤직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불공평한 구조라는 주장이다.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의 전자책 전문업체 코보(Kobo)도 마찬가지 이유로 EU에 달려갔다. 앱스토어에서 전자책을 판매할 때 30%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6일 애플의 애플페이, 앱스토어의 반독점 행위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앱 개발사에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유럽 내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앱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게임 앱을 대상으로 한 애플의 불공정 행위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낮춘 앱 장터 나왔지만
구글과 애플이 국내 정보기술(IT)업체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입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 앱 장터 매출은 5조9996억원, 애플 앱스토어 매출은 2조3086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앱 장터 매출을 합하면 8조3082억원으로 전체의 87.8%에 달한다.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나머지 매출은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연합해 내놓은 원스토어, 삼성전자의 갤럭시스토어 등에서 나왔다.
탈(脫)구글, 애플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수수료를 낮춘 플랫폼도 잇달아 등장했다. 자체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에픽게임즈는 수수료를 12%만 받고 있다. 디스코드가 운영하는 게임 장터의 수수료율도 10%로 책정됐다.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도 기존 30%로 책정했던 수수료율을 2018년부터 대폭 낮췄다. 기본 수수료는 20%고,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쓰면 수수료가 5%까지 내려간다. 앱 개발사에 호의적인 수수료를 앞세워 구글과 애플에 크게 뒤진 시장 점유율을 높여보겠다는 전략이다.
앱 개발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수수료를 낮춘 플랫폼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구글과 애플이 과점하는 앱 유통 판도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다른 앱 장터에 비해 훨씬 많은 앱 등록 수를 바탕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 iOS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국내 앱 개발사에도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세계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 특화된 원스토어 등에만 앱을 출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도 결국 지난 4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포트나이트를 재출시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이외 장소에서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업데이트할 경우 보안 경고 팝업이 반복적으로 뜨거나 앱 사용이 차단되는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성명을 통해 “구글이 가까운 시일 안에 수수료 분배 방식을 바꿔 개발사들이 공평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한종/김주완 기자 onebell@hankyung.com
EU 반독점 조사 착수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리는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아이폰 운영체제(iOS) 기반의 기기에서 가상지불 기능을 쓰지 못하게 막았다. 가상지불은 위챗의 기업·조직 계정에서 부가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이 위챗의 가상지불을 ‘인앱구매’로만 할 수 있게 설정한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다. 사용자가 인앱구매로 서비스를 사면 매출의 30%를 애플이 가져간다.
구글과 애플 중심의 유통 플랫폼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 미국 게임업체 에픽게임즈는 자사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구글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유통하지 않았다. 대신 자사 홈페이지에서 게임을 설치할 수 있는 파일(apk)을 따로 배포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30% 수수료는 과도한 비용”이라며 “게임 개발자는 나머지 70%로 게임 개발, 운영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사용자들이 iOS 앱 외부에서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웹브라우저를 연동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음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포티파이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애플이 부과하는 30%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소했다. 애플 음원 서비스인 애플뮤직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불공평한 구조라는 주장이다.
일본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의 전자책 전문업체 코보(Kobo)도 마찬가지 이유로 EU에 달려갔다. 앱스토어에서 전자책을 판매할 때 30%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6일 애플의 애플페이, 앱스토어의 반독점 행위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앱 개발사에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유럽 내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앱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게임 앱을 대상으로 한 애플의 불공정 행위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낮춘 앱 장터 나왔지만
구글과 애플이 국내 정보기술(IT)업체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입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 앱 장터 매출은 5조9996억원, 애플 앱스토어 매출은 2조3086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앱 장터 매출을 합하면 8조3082억원으로 전체의 87.8%에 달한다.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나머지 매출은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연합해 내놓은 원스토어, 삼성전자의 갤럭시스토어 등에서 나왔다.
탈(脫)구글, 애플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수수료를 낮춘 플랫폼도 잇달아 등장했다. 자체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에픽게임즈는 수수료를 12%만 받고 있다. 디스코드가 운영하는 게임 장터의 수수료율도 10%로 책정됐다.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도 기존 30%로 책정했던 수수료율을 2018년부터 대폭 낮췄다. 기본 수수료는 20%고,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쓰면 수수료가 5%까지 내려간다. 앱 개발사에 호의적인 수수료를 앞세워 구글과 애플에 크게 뒤진 시장 점유율을 높여보겠다는 전략이다.
앱 개발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수수료를 낮춘 플랫폼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구글과 애플이 과점하는 앱 유통 판도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다른 앱 장터에 비해 훨씬 많은 앱 등록 수를 바탕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애플 iOS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국내 앱 개발사에도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세계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 특화된 원스토어 등에만 앱을 출시할 순 없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도 결국 지난 4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포트나이트를 재출시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이외 장소에서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업데이트할 경우 보안 경고 팝업이 반복적으로 뜨거나 앱 사용이 차단되는 등의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 측은 성명을 통해 “구글이 가까운 시일 안에 수수료 분배 방식을 바꿔 개발사들이 공평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한종/김주완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