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쓰기 어려웠던 기능
스마트폰 카메라에 잠망경 원리 도입
차세대 모델에는 100배줌 빠질 가능성
22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일식은 전날 오후 3시53분(서울 기준)부터 시작돼 오후 5시2분께 달이 해의 최대 면적을 삼켰다. 이때 일식 면적은 태양 면적의 45%였으며 이후 점차 달이 해와 멀어졌다. 2시간 11분 만인 오후 6시4분께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2020년대 마지막 일식이 끝났다.
2016년 이후 4년여 만에 나타난 부분일식을 보기 위해 전국에선 아날로그 필름, 셀로판지 안경, 태양 필터를 씌운 망원경 등 가정에서 동원하거나 직접 설계할 수 있는(DIY) 관측기기가 총동원됐다. 국립과학관 등에서도 '랜선 관측회'가 진행됐다. 일식에 앞서 태양에서 오는 광선의 세기가 세기에 일식을 맨 눈이나 거시광선 차단이 되지 않는 선글라스를 쓰고 봤다간 시력저하는 물론 최악의 경우 실명 위험까지 있다고 전문가들은 안내했다.
우주쇼를 사진으로 담아두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찍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는 경우도 많았다.
빛을 모으는 카메라 이미지센서를 손상시키지 않게 렌즈 앞에 양필터를 장착하거나 태양광을 10만분의 1로 낮춰주는 ND필터 제품 등을 장착해서 부분일식을 촬영한 인증샷들이 여럿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올라왔다. 스마트폰 카메라 중에선 갤럭시S20 울트라의 덕을 봤다는 게시글들이 눈에 띄었다. 100배까지 확대 촬영이 가능한 '스페이스 줌' 때문에 뛰어난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같은 사진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긴 어려웠다. 화소 수는 DSLR급 수준까지 도달했지만 고배수로 확대할 수 있는 망원 줌 렌즈를 제대로 구현하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폴디드 줌' 기술은 이같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했다. 폴디드 줌은 이미지센서와 렌즈를 수직(적층)구조가 아닌 가로(수평)로 배치해 초점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두께가 7㎜에 불과한 스마트폰에 여러장의 렌즈를 겹친 망원렌즈를 넣기 위해 잠망경의 원리를 도입한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해 망원 렌즈 내부에 작은 '프리즘'을 탑재해 빛을 굴절시켜 얇은 두께로 고배율 망원 기능을 구현했다. 삼성은 이 기술과 디지털 줌을 더해 스페이스 줌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갤럭시S20 울트라의 100배줌은 공개 당시 '몰카 우려' 논란까지 번질 정도로 화제가 됐지만 막상 출시 이후엔 실생활에서 자주 쓰지 못한다는 소비자 볼멘소리가 많았다.
워낙 고배수로 확대하기 때문에 손떨림이 조금만 있어도 그대로 사진에 전해지고, 화질 저하가 두드러진다는 이유에서다. 부분일식 촬영처럼 삼각대가 없이는 실생활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지적과 값비싼 제조비용이 소요되는 100배줌은 오는 8월초 공개가 유력시되는 삼성 차기 플래그십 '갤럭시노트20'에는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