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카톡방에 폭로 글 올라…남동발전 "진상 파악해 적절한 조처"
한국남동발전 신입공채시험 감독 부실로 일부 수험자 부정행위
한국남동발전의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험장에서 감독관의 감독 부실을 틈타 일부 수험자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21일 서울과 경기, 대전, 대구, 진주 등 5개 지역 9개 고사장에서 1만897명이 응시한 가운데 2020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험을 치렀다.

시험은 당초 지난 2월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탓에 이날로 연기됐다.

시험 시간은 직무기초능력(NCS) 45분, 직무수행능력(전공시험) 55분이며 직군별로 오전과 오후로 나눠 치러졌다.

NCS는 의사소통, 자원관리, 문제해결 등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뒤 취업준비생들이 애용하는 오픈 카톡방에 '남동발전 신입공채 오전 시험 부정행위 제기'란 제목의 글이 올랐다.

작성자는 명지대학교 시험장에서는 시험시간이 NCS 3부분은 반드시 15분씩 나눠 차례대로 치른 뒤 전공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감독관이 그렇게 하지 않고 100분을 통으로 주는 혜택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천대학교 시험장에선 전공시험 시간을 9분이나 더 주었고, 코로나19로 인한 발열검사 등으로 시험 시작 시각이 40분 늦춰지자 시험지의 파손 여부를 확인하는 파본 검사로 시험지를 미리 보는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서경대학교 시험장 한 감독관은 전공시험을 치르고 나면 NCS 시험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도 "봐도 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작성자는 진상조사를 벌여 이런 내용이 사실이면 형평성을 위해 재시험이나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남동발전 측은 공채시험은 '시작 10분 전 입니다'라는 등 시험 진행 내용을 상세하게 녹음한 방송에 따라 진행되고 방송사고를 대비해 인쇄한 시나리오를 감독관에게 주기 때문에 100분간 통으로 시간을 주는 경우는 어렵지만 그런 사례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파본 검사 특혜에 대해선 이 검사는 정당한 진행 방법의 하나인데 한 고사장에서 수험자가 파본검사 후 필기 노트를 본 사례가 있다고 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공시험 치른 후 NCS를 보라고 한 감독관의 말에 대해서는 '시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답안지를 정리하라'는 게 논란의 소지가 됐으며 수험자를 대상으로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남동발전은 22일 '공정한 시험 진행을 위해 채용 대행 회사에 맡겼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죄송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험자 전원에게 발송했다.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는 "이번 공채시험의 부실 감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진상을 파악해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