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이 시대와 맞물린 ‘생존 스릴러’예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고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복잡한 감정을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거예요.”
박신혜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기존 좀비물과 다른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했다. “인간과 인간이 만나 생존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어요. 장르물이지만, 사람의 본질에 집중했어요. 좀비 세상에 고립된 사람의 감정 변화,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갖는 희망을 담았습니다.”
등산이 취미인 유빈은 생존 기술을 나름 터득한 인물이다. 우연히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준우를 발견하고 서로가 삶의 의지를 다진다.
“어려움을 무조건 극복해낼 수 있다고 믿는 캔디형 캐릭터는 아닙니다. 죽음의 공포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현실적인 캐릭터예요. 사랑스러운 멜로물이 아니어서 화장기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나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게는 쉼을 주는 캐릭터예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이 저를 밝고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으로만 알아요. 드라마 속 제 이미지가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거든요. 배우는 늘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하는 압박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리한 변화를 주고 싶지는 않아요. 작품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어요.”
극중에서 등산용 아이스픽을 휘두르며 좀비와 싸우는 액션 장면도 나온다. “현장에서 좀비역 배우들과 합을 많이 맞췄어요. 도구를 휘두르다 다치면 안 되니까요. 아파트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은 먼저 1.5m 세트에서 연습한 뒤 4층 높이 세트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담았어요.”
그는 “영화 ‘터널’을 본 뒤 차에 물을 2~3개씩 갖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는 혼자 살며 평소 인스턴트 식품은 갖추고 있으니, 로프를 구해놓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