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을 쳐다보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을 쳐다보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반부패 노력은 집권 후반기에 더욱 중요하다”며 정부부처 기강 잡기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정부 스스로 긴장이 느슨해지기 쉬운데 마지막까지 끈기를 지니고 국민이 바라는 공정사회를 완성해 나가자”며 이같이 밝혔다. 주요 사정기관이 참여한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올 들어 처음으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해 주요 부처 수장 18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의 갈등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간 채 “지난주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수사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특별히 다음달 출범 예정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공수처가 법에 정해진 대로 다음달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불법 사금융과 보이스피싱, 사이버 도박과 사기 범죄 같은 ‘민생침해 범죄’와 ‘디지털 경제’의 확산으로 새롭게 대두되는 불공정 행위 대처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민생침해 범죄와 사행성 범죄가 증가할 수 있으니 초기부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행하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의 불공정 행위와 비대면 거래 과정에서의 소비자 피해 문제도 조명됐다. 문 대통령은 “범죄와 불공정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면서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빠르게 완비해야 할 것”이라며 “부패와 불공정 소지가 있는 모든 관행을 바꿔나가야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긴장이 느슨해지면서 부패행위가 일어나는 일이 과거에는 되풀이됐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공직사회가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강도 높고 강건한 의지를 다져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