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페어웨이·유리알 그린·발목 러프…3중고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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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0 D-2
'2019 대회 깜짝 스타' 한상희와 포천힐스 돌아보니…
전반코스 1번홀 '보상·벌칙' 확실
거리 짧은 2번 '블라인드 홀'
7번 '아일랜드 홀' 유혹 많아
후반코스 '보어 트랩' 요주의
'2019 대회 깜짝 스타' 한상희와 포천힐스 돌아보니…
전반코스 1번홀 '보상·벌칙' 확실
거리 짧은 2번 '블라인드 홀'
7번 '아일랜드 홀' 유혹 많아
후반코스 '보어 트랩' 요주의
“그린 스피드가 2.7이라고요? 체감상 3.0은 되는 것 같아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상희(30)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포천힐스CC에서 훈련해온 그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 개막을 사흘 앞둔 22일 코스 소개를 위해 새벽부터 대회장을 찾았다. 한경미디어그룹 홍보대사인 그는 지난해 사흘간 14언더파(4언더-7언더-3언더)를 쳐 3타 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가 마지막 날 5오버파를 치는 바람에 생애 첫 승 기회를 아쉽게 접어야 했다. 올해 각오가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임박한 개막일을 앞두고 ‘대회 모드’에 돌입한 코스의 변신에 적지 않게 놀란 눈치였다. 한층 빨라진 ‘유리알 그린’과 깊어진 러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그린키퍼와 한참 이야기를 나눈 그는 “지난해보다 체감 속도가 훨씬 빠르다. 단단히 준비해야겠다”고 했다.
정구학 포천힐스CC 대표는 “대회가 시작하면 (스팀프미터 계측 기준) 3.2m 이상으로 그린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러프도 평소보다 훨씬 더 깊게 길러 변별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보상과 벌칙 확실한 코스
한상희는 포천힐스CC를 두고 “보상과 벌칙이 확실한 곳”이라고 평했다. 아웃 코스인 가든 코스의 1번홀(파5)을 예로 들었다. 좌측은 산의 경사가 혹시 모를 미스 샷을 막아주지만, 나무가 울창한 우측으로 벗어나면 공 찾기를 포기해야 한다. 그는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홀이다. 손꼽히는 장타자라면 2온을 노릴 수 있다”며 “하지만 벗어나면 대가가 크기 때문에 대다수가 안전한 3온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2번홀도 마찬가지. 거리가 짧지만 일명 ‘블라인드 홀’이어서 티샷에 대한 굳은 믿음이 필요한 곳이다. “무리하게 페이드를 치려다 아예 우측으로 벗어나는 아마추어들의 샷을 종종 봤다. 티샷이 너무 길어도 언덕 러프에서 ‘트러블 샷’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린 위치가 높아 보여 세게 치지만, 조금만 세도 그린 뒤로 공이 흐른다. 반대로 짧게 치면 그린 우측 앞 벙커로 빠질 수 있어 정확한 거리를 알고 쳐야 한다”고 했다.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포천힐스CC의 시그니처 7번홀(파4)에 들어섰다. 한상희는 이 홀을 두고 “유혹이 많은 홀”이라고 전했다.
“7번홀은 페어웨이가 급격한 내리막 경사로 이뤄져 있어 거리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장소는 페어웨이 2단 경사 중 가장 낮은 지점인데, 그곳에 공을 보내면 홀까지 100m 안팎의 거리가 남아 쉽게 버디를 노릴 수 있어요. 계산한 것보다 조금만 짧게 치면 페어웨이에 공을 떨구고도 급격한 내리막 경사에서 세컨드 샷을 준비해야 할 거예요.”
지난해 6개의 이글이 쏟아진 오르막 8번홀(파4)에서도 악마의 유혹과 싸워야 한다. 3, 4라운드 때 대회조직위원회는 이 홀의 티잉 에어리어를 한껏 앞으로 당겨 세팅한다. 일명 ‘찬스 홀’로 불린다. 한상희는 “1온이 가능하지만 실수하면 그린 앞 벙커에 빠지기 십상”이라며 “뒷바람이 조금만 불면 자칫 공이 홀을 넘어가기 때문에 급경사 내리막 어프로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보어 트랩’ 넘어야 화려한 피날레
그는 13번홀(파5)에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 홀은 555야드의 긴 전장과 함께 급격한 오르막 경사를 극복해야 비로소 그린에 다다른다. 2온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한상희는 “서드 샷은 핀보다 짧게 치는 게 좋다”며 “핀이 2단 그린 뒤에 자리해도 앞에 공을 떨어뜨리기만 하면 굴러서 올라간다. 반면 핀이 2단 그린 아래에 자리잡으면 최대한 높게 공을 쳐 공이 서길 바라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보어 트랩’으로 불리는 16(파3), 17(파4), 18(파5)번홀도 요주의 홀. 보어 트랩은 ‘멧돼지의 함정’이라는 뜻을 지녔다. 공중에서 내려다봤을 때 세 홀이 멧돼지의 눈과 어금니 형상을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특히 16번홀은 지난해 대회 마지막 날 ‘톱4’의 타수를 모두 앗아간 곳이다. 반면 18번홀은 타수를 줄이는 찬스 홀이 될 것으로 한상희는 내다봤다. 그는 “16번홀은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뒤바뀌는데다 그린 왼쪽 입구가 높아 핀이 왼쪽에 있으면 파 세이브도 녹록지 않은 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18번홀은 웬만해선 두 번의 샷 만에 그린 주변에 공을 보낸 후 버디를 노릴 수 있다. 지난해처럼 18번홀 그린을 잘 요리한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포천힐스CC를 찾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샷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벽’ 역할을 하는 경사면을 보고 치세요. 또 내리막 샷을 하는 상황에 대비해 트러블 샷 스킬을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사면대로 서고 오른쪽으로 체중 이동이 많이 되지 않게 주의하세요.”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상희(30)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포천힐스CC에서 훈련해온 그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 개막을 사흘 앞둔 22일 코스 소개를 위해 새벽부터 대회장을 찾았다. 한경미디어그룹 홍보대사인 그는 지난해 사흘간 14언더파(4언더-7언더-3언더)를 쳐 3타 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가 마지막 날 5오버파를 치는 바람에 생애 첫 승 기회를 아쉽게 접어야 했다. 올해 각오가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임박한 개막일을 앞두고 ‘대회 모드’에 돌입한 코스의 변신에 적지 않게 놀란 눈치였다. 한층 빨라진 ‘유리알 그린’과 깊어진 러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그린키퍼와 한참 이야기를 나눈 그는 “지난해보다 체감 속도가 훨씬 빠르다. 단단히 준비해야겠다”고 했다.
정구학 포천힐스CC 대표는 “대회가 시작하면 (스팀프미터 계측 기준) 3.2m 이상으로 그린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러프도 평소보다 훨씬 더 깊게 길러 변별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보상과 벌칙 확실한 코스
한상희는 포천힐스CC를 두고 “보상과 벌칙이 확실한 곳”이라고 평했다. 아웃 코스인 가든 코스의 1번홀(파5)을 예로 들었다. 좌측은 산의 경사가 혹시 모를 미스 샷을 막아주지만, 나무가 울창한 우측으로 벗어나면 공 찾기를 포기해야 한다. 그는 “장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홀이다. 손꼽히는 장타자라면 2온을 노릴 수 있다”며 “하지만 벗어나면 대가가 크기 때문에 대다수가 안전한 3온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2번홀도 마찬가지. 거리가 짧지만 일명 ‘블라인드 홀’이어서 티샷에 대한 굳은 믿음이 필요한 곳이다. “무리하게 페이드를 치려다 아예 우측으로 벗어나는 아마추어들의 샷을 종종 봤다. 티샷이 너무 길어도 언덕 러프에서 ‘트러블 샷’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린 위치가 높아 보여 세게 치지만, 조금만 세도 그린 뒤로 공이 흐른다. 반대로 짧게 치면 그린 우측 앞 벙커로 빠질 수 있어 정확한 거리를 알고 쳐야 한다”고 했다.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포천힐스CC의 시그니처 7번홀(파4)에 들어섰다. 한상희는 이 홀을 두고 “유혹이 많은 홀”이라고 전했다.
“7번홀은 페어웨이가 급격한 내리막 경사로 이뤄져 있어 거리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장소는 페어웨이 2단 경사 중 가장 낮은 지점인데, 그곳에 공을 보내면 홀까지 100m 안팎의 거리가 남아 쉽게 버디를 노릴 수 있어요. 계산한 것보다 조금만 짧게 치면 페어웨이에 공을 떨구고도 급격한 내리막 경사에서 세컨드 샷을 준비해야 할 거예요.”
지난해 6개의 이글이 쏟아진 오르막 8번홀(파4)에서도 악마의 유혹과 싸워야 한다. 3, 4라운드 때 대회조직위원회는 이 홀의 티잉 에어리어를 한껏 앞으로 당겨 세팅한다. 일명 ‘찬스 홀’로 불린다. 한상희는 “1온이 가능하지만 실수하면 그린 앞 벙커에 빠지기 십상”이라며 “뒷바람이 조금만 불면 자칫 공이 홀을 넘어가기 때문에 급경사 내리막 어프로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보어 트랩’ 넘어야 화려한 피날레
그는 13번홀(파5)에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 홀은 555야드의 긴 전장과 함께 급격한 오르막 경사를 극복해야 비로소 그린에 다다른다. 2온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한상희는 “서드 샷은 핀보다 짧게 치는 게 좋다”며 “핀이 2단 그린 뒤에 자리해도 앞에 공을 떨어뜨리기만 하면 굴러서 올라간다. 반면 핀이 2단 그린 아래에 자리잡으면 최대한 높게 공을 쳐 공이 서길 바라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보어 트랩’으로 불리는 16(파3), 17(파4), 18(파5)번홀도 요주의 홀. 보어 트랩은 ‘멧돼지의 함정’이라는 뜻을 지녔다. 공중에서 내려다봤을 때 세 홀이 멧돼지의 눈과 어금니 형상을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특히 16번홀은 지난해 대회 마지막 날 ‘톱4’의 타수를 모두 앗아간 곳이다. 반면 18번홀은 타수를 줄이는 찬스 홀이 될 것으로 한상희는 내다봤다. 그는 “16번홀은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뒤바뀌는데다 그린 왼쪽 입구가 높아 핀이 왼쪽에 있으면 파 세이브도 녹록지 않은 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18번홀은 웬만해선 두 번의 샷 만에 그린 주변에 공을 보낸 후 버디를 노릴 수 있다. 지난해처럼 18번홀 그린을 잘 요리한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포천힐스CC를 찾는 아마추어들을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샷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벽’ 역할을 하는 경사면을 보고 치세요. 또 내리막 샷을 하는 상황에 대비해 트러블 샷 스킬을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사면대로 서고 오른쪽으로 체중 이동이 많이 되지 않게 주의하세요.”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