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구광모 '전기차 배터리 첫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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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넓히는 韓 전기차 동맹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경영진과 오창 LG화학 방문
구광모 회장과 협업방안 논의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경영진과 오창 LG화학 방문
구광모 회장과 협업방안 논의

정 수석부회장은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과 김걸 기획조정실장(사장), 서보신 상품담당(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과 함께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했다. LG그룹에서는 구 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두 그룹 경영진은 배터리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코나일렉트릭 등 친환경차에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두 그룹은 합작법인 설립을 포함, 협력 범위를 더 넓히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오창공장 생산 라인과 선행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LG화학 등 글로벌 화학업체들은 모두 전기차 및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다.

눈앞에 다가온 전기차 시대

전기차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글로벌 신차 중 절반이 전기차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분야에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 2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늘수록 배터리 시장도 커진다. 배터리는 전기차 단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10년 내 시장 규모가 20배(지난해 117GWh→2030년 3147GWh·SNE리서치)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4대 그룹의 협업은 단순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머무르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내 전자장비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4대 그룹은 자동차 및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5대 완성차 제조사다. 올 1분기에는 전기차 판매 세계 4위에 올랐다. 삼성 SK LG는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장비 등 분야에서도 세계 톱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판 드림팀’ 나오나
개별 회동을 부담스러워했던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만나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총수들이 하나의 사안 때문에 다른 총수를 공개적으로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전방위적인 협력을 염두에 두고 만남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서로의 영역을 크게 침범하지 않으면서 협력도 잘 하지 않던 관행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대가 한국이 아니라 세계로 확장된 만큼 경쟁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이 힘을 모아 ‘한국판 드림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이 상용화되는 미래차 시대가 오면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으론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며 “각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이 힘을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병욱/김보형 기자 dodo@hankyung.com